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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강력한 수소폭탄 제조 가능성 100%”

등록 2010-06-02 18:26:06 | 수정 2010-06-02 18:26:06

[신성택 칼럼]북한이 추구하는 수소폭탄이란?

지난 5월3일부터 시작된 제8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는 지난 35년간 그랬던 것처럼 ‘혹시나’가 아닌 ‘역시나’로 막을 내렸다. 그나마 “알맹이”가 전혀 없는 장밋빛 수식어들만 나열한 최종합의문(Final Document with Substantive Recommendations)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그 최종합의문에는 역시 진절머리 나게 우려먹고 있는 문구들이 많이 포함돼있다. “북한에 대한 핵의무 이행 촉구”, “북한은 자체 핵무기 계획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를 이행할 것”, “북한은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에 응해야 할 것”, “북한은 NPT에 복귀하고 IAEA 핵안전 협정을 준수해야 할 것” 등이 그것이었다. 합의문은 북한이 2006년과 2009년에 실시한 핵실험을 강력한 표현으로 비판하고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확인하면서도 북한은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을 수 없다고도 했다.

이 같은 최종합의문에 올라 있는 “헛소리 잠꼬대”보다 더 한심한 작태는 제8차 NPT 평가회의가 열리고 있던 바로 그 기간 중에 북한은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보도(2010.5.12)했다. 북한이 겉으로는 “새 에너지 개발의 돌파구가 열렸다”고 나불거렸지만, 그 진짜 속내는 “우리는 이제부터 거침없이 수소폭탄으로 간다”는 것이다. 북한이 플루토늄(WGPu) 방식의 원자폭탄 10여기를 확보하고 있는 마당에 이보다 훨씬 강력한 수소폭탄 제조 가능성은 100% 충분하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핵무기는 크게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으로 나눠진다. 원자폭탄은 핵분열 반응을 이용하는 반면에, 수소폭탄은 핵융합 반응 원리에 기초한 핵폭발장치다. 그런데 수소폭탄의 기폭장치로 원자폭탄이 이용되기 때문에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은 당연한 다음 수순이다.(원자폭탄이 안 되어 있으면 절대로 수소폭탄은 못 만든다) 북한은 지난 4월9일 발표를 통해 “각종 핵무기를 필요한 만큼 더 늘이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명백히 수소폭탄 개발을 염두에 둔 것이다.북한은 공공연히 ‘핵무기의 현대화’도 언급하곤 했다. 통상 핵무기의 현대화는 핵무기를 소형화해 탄도미사일에 장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수의 핵무기 전문가들은 북한이 아직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탄두 소형화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의 ‘현대화’ 언급은 본격적으로 이 능력의 확보에 나서겠다는 최종선언에 다름 아니다. ①원자폭탄(핵분열탄)②수소폭탄(핵융합탄)③소형핵탄(핵탄두의 미사일 장착) 개발이 가장 교과서적인 단계다.

핵융합을 이용하는 핵무기는 핵분열만을 이용하는 핵무기에 비해 엄청나게 큰 핵폭발 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핵융합이 매 반응마다 핵분열에 비해 더욱 더 거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며, 핵융합 자체가 추가 중성자원으로서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방출이 높다는 것 이외에도 핵융합 연로로 사용되는 원소가 아주 흔하고 가볍다는 점 역시도 장점으로 작용해서, 매우 높은 핵폭발력을 지니면서도 원자폭탄에 비해 소형ㆍ경량이기 때문에 전술용 미사일에도 그대로 장착할 수 있다.

핵융합은 중수(중수소가 밀집된 형태의 물질)와 리튬(핵반응에서 삼중수소를 방출하는 원소)과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보다 무거운 원자핵으로 결합하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핵융합 폭탄은 사용되는 연료 때문에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도 불리지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높은 온도(섭씨 1억도)를 원자폭탄의 폭발에너지로부터 얻기 때문에 열핵융합탄(thermonuclear fusion bomb)으로도 불린다.

핵융합을 사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혼합물을 내폭형 플루토늄 피트(pit) 내부에 넣어두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중성자 방아쇠가 내폭형 핵폭탄처럼 피트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피트 외부에 있어야 한다. 핵연쇄반응이 핵융합 연료를 충분한 압력으로 누른다면,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며, 많은 수의 고(高) 에너지 중성자가 주변의 핵분열 물질로 방출되게 된다.

이러한 중성자는 핵분열 물질을 보다 빨리 분열시키며, 피트가 분해되기 이전에 보다 많은 양이 소모되도록 해준다. 이렇게 핵융합을 통해 핵분열을 촉진시키는 것을 핵융합 부스팅이라고 하며, 핵융합 부스팅을 이용하면 순수 핵분열 폭탄의 효율성은 두 배로 증가되는데(즉 효과적인 설계라면 약 20%에서 40%로), 반면에 장치의 크기나 무게는 크게 증가시킬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미사일 탄두로 장착하기에 매우 효율적이다. 이때 핵융합을 통해 방출되는 에너지 양은 핵분열로부터 얻는 에너지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핵융합은 대개 추가 중성자를 공급함으로써 핵분열 효율성을 늘리는 효과만 한다.

핵융합 부스팅은 일반적으로 핵무장 단계에서 기체형태의 중수소-삼중수소 혼합물을 바깥 저장고로부터 피트로 주입한다. 삼중수소는 12.3년의 짧은 반감기를 가지고 있고, 매우 비싸며, 우라늄 및 플루토늄과 매우 화학 반응성이 높다. 폭탄 외부의 삼중수소 저장고에 보관하는 것은 폭탄을 분해할 필요 없이, 삼중수소로부터 생겨난 헬륨-4 전이물(transmutation)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론적으로, 고체 수소화합물이나 액체형태의중수소-삼중수소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기체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핵융합 부스팅은 두 가지의 이점을 제공한다. 첫 번째는 명백하게 무기를 훨씬 작고, 가볍게 하고, 또한 같은 핵폭발 위력에 대해서 핵분열성 물질을 적게 사용하도록 하며, 때문에 제작하고 운반하는데 훨씬 싸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점은 핵융합 부스팅은 핵무기를 방사선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1950년대 중반, 플루토늄 피트가 주변 핵폭발로부터 발생한 강력한 방사선에 노출될 경우 실제 폭발 이전에도 부분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었다. 물론 전자장비도 피해를 입고 오동작 할 수 있지만, 이는 별개의 문제이다.

방사선 간섭은 효과적인 조기 경보 레이더 시스템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특히 커다란 문제였는데, 이는 적이 선제공격을 하게 되면, 자국의 핵무기가 모두 쓸모없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부스팅 기법은 핵무기에 필요한 플루토늄의 양을 방사선 간섭에 쉽게 영향 받을만한 양 이하로 줄여준다. 때로는 “기체 부스팅”이라고도 하는 핵융합 부스팅은 이른바 수소폭탄에서 사용되는 핵융합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핵분열 폭탄으로 간주된다. 사실, 핵융합 부스팅은 열핵무기 내부의 핵분열 폭탄 등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현대 핵무기에서는 매우 일반적이다. 현재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도 이러한 과정 중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 “핵융합 부스팅”에 성공하면 또 다른 별칭의 “수소폭탄”인 다단계 열핵무기는 핵융합 연료에 점화하기 위해서 핵분열 폭탄을 사용하는 단계로 옮아간다. 점점 더 큰 핵폭발을 얻기 위해 서로 다른 핵탄을 연쇄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단계”라고 이름 붙여졌다.

현대 열핵폭탄 설계의 기본원칙은 여러 나라의 과학자에 의해 독립적으로 개발되었다. 로스 알라모스 국립핵연구소의 미국 핵공학자 에드워드 텔러[Edward Teller(1908–2003)]와 폴랜드 출신의 수학자 스타니스와프 울람[Stanisław Marcin Ulam(1909–1984)]은 1951년 현재 미국에서 텔러-울람 설계로 잘 알려진 다단계 폭발의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작하였다. 구소련의 안드레이 사하로프(Andrei Sakharov) 역시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여 1955년 이른바 “3번째 생각(Third Idea)”이라고 명명한 같은 해답에 도달한 바 있다.

다단계 열핵폭탄에 관한 완전한 내용이 이제까지 기밀해제 된 적은 없다. 또한 여러 기밀 해제된 서로 다른 내용으로부터도, 수소폭탄이 정확히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관한 완전한 정답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기본 원리는 미국 에너지부가 기밀해제 한, 두 개의 정보로부터 밝혀졌다. 하나는 “열핵무기에서 1차 핵분열 에너지가 2차 폭탄으로 불리는 열핵연료 즉 중수소와 심중수소의 열핵반응을 유도하는 데 사용된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열핵무기에서는 핵분열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핵무기 내부에서 유지되면서 서로 구분 지어 보관되는 열핵연료를 압축하고 점화하는데 사용된다”라는 사실이다.

2차 핵융합 단계는 1차 핵분열 단계에서 발생하는 X선에 의해 압축됨으로써 시작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이른바 방사능 폭발(radiation implosion)이라고 한다. 1차 핵분열 폭탄은 탄두 끝부분에 위치한다. 폭발시 핵분열 폭탄은 X선을 광속으로 뿜어낸다. 탄두 외피는 무거운 금속으로 만들어지며, 따라서 X선 반사재의 역할을 하므로, X선은 탄두 외피에 반사되게 된다. X선은 반사되면서 2차 폭탄을 감싸는 매질을 자극하는데, 2차 폭탄은 천연우라늄이라는 탬퍼이면서 압축자(pusher)로 감싸진 기둥이나 구(球) 형태의 리튬 중수소화물 핵융합 연료이다.

X선은 탄두 내부를 채우고 있는 펜탄이 포함된 발포 폴리스티렌(pentane-impregnated polystyrene foam filling)을 가열하여 플라스마 상태로 만들며, 또한 2차 폭탄을 감싸는 외피를 강력한 힘으로 안쪽을 향해 폭발시킨다. 2차 폭탄 내부에는, 농축우라늄이나 플루토늄으로 이루어진 “점화전(sparkplug)”이 존재하는데, 2차 폭탄 외피의 강력한 내파로 인해 스스로의 핵분열을 시작하게 된다. 이와



신성택(미국 몬트레이 국제학대학교 교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