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에서 소처럼 일한 죄 밖에" 초등스포츠강사 무기계약전환 촉구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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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서 소처럼 일한 죄 밖에" 초등스포츠강사 무기계약전환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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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12 14:18:17 | 수정 : 2017-07-12 18: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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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일자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집단 삭발하며 호소
초등스포츠강사들이 12일 오후 서울 국가일자리위원회 앞에서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며 집단 삭발 기자회견을 했다. (뉴스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선언한 후 정부가 대책 지침 마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초등스포츠강사들이 무기계약 전환을 호소하며 집단 삭발식을 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소속 초등스포츠강사들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국가일자리위원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최근 교육부 담당부서 면담과 언론을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초등스포츠강사는 이번에도 무기계약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2년 전 노동부와 법제처가 초등스포츠강사 중 일부를 무기계약 전환 대상에 해당한다고 했을 때 교육부가 자격 조건을 변경하면서까지 무기계약 전환을 막았던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정부가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제도를 도입한 것은 10년 전이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초등 체육수업의 정상화를 지시하면서 '학교 체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초등스포츠강사가 등장했다. 담임교사의 체육수업 부담을 줄여주고 학생들이 체육수업에 흥미를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교체육진흥법은 '정규 체육수업 보조와 학교스포츠클럽을 지도하는 체육전문강사'라고 규정한다.

초등스포츠강사가 하는 일은 담임교사 책임 하에 보조로 체육수업을 함께 지도하고, 정규수업 외 학교스포츠클럽을 지도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체육교구와 시설관리, 학생건강체력평가제 업무 지원, 체육 대회 등 체육 관련 행사를 지원한다. 2013년 전국의 초등스포츠강사 수가 3800명에 이르렀지만 2014년부터 축소해 현재는 2020명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초등스포츠강사들은 이른바 '쪼개기 계약'으로 인한 고용불안정과 낮은 임금을 토로했다. 11개월 계약제를 반복해야 하는 평생 비정규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11개월 동안 일을 한 후 1개월은 일을 쉬는 과정이 이어지는 것인데, 노조의 요구로 강원·경남·부산·대전·충남·충북·전남 지역이 12개월 계약으로 바꾸긴 했지만 고용 불안은 여전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초등스포츠강사가 실제 받는 임금은 한 달에 약 140만 원으로 알려졌다. 학교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낮은 임금 수준이다. 2008년 제도를 도입할 때는 임금이 가장 높았지만 8년 동안 임금을 동결하고 각종 처우개선 수당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학교비정규직 수당은 매년 임금교섭을 통해 신설하거나 인상하지만 초등스포츠강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12일 오후 서울 국가일자리위원회 앞에서 열린 초등스포츠강사 무기계약전환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김대환 충남 초등스포츠강사 분과장이 무릎을 꿇고 절규했다. (뉴스한국)
초등스포츠강사들의 요구는 ▷무기계약직 전환 ▷임금동결 중단 ▷동일 유사 직업 종사자 수준의 임금 보장 ▷교육감 채용 및 교육청 차원의 인력 운영 4가지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분통이 터지고 너무나도 억울하다. 10년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헌신짝처럼 취급받는 것만 같아 비참함을 금할 수 없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 섰다"며 "일부 12개월 계약을 하는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초등스포츠강사는 10년 동안 자신들이 정성껏 지도한 아이들의 졸업식장에도 한 번 가지 못했다. 육아휴직을 보장하지 않아 여성들은 재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김대환 충남 초등스포츠강사 분과장은 "10년 동안 쪼개기 계약을 반복하며 온갖 편법을 자행하는 가운데서도 운동장에서 소처럼 일한 죄밖에 없다"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절규했다. 이어 스포츠강사 10명의 삭발식이 이어졌다. 이들은 잘려나가는 머리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머리를 자르는 노동자들도 오열했다.

곽승용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오늘 삭발을 한다고 해도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삭발식을 한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10개월, 11개월 계약직으로 남을 것 같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이선규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부위원장은 "처우개선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고용만이라도 안정시켜 달라는 것"이라며 "삭발은 목숨을 내놓는 것과 같은 의미다. 머리를 자르는 것은 단지 머리카락을 자르는 게 아니라 목숨을 내놓고 투쟁하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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