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환성·김광일 PD 사회적 타살…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정상화해야"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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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환성·김광일 PD 사회적 타살…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정상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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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16 19:10:25 | 수정 : 2017-08-16 22: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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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불특위, 16일 기자회견 열고 공동 행동 선언
16일 오후 5시 한국방송회관에서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복원을 위한 공동 행동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스한국)
한국독립PD협회가 故(고) 박환성·김광일 독립PD의 죽음을 계기로 '방송사 불공정 행위 청산과 제도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방불특위)'를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두 PD는 EBS 다큐프라임 '야수의 방주' 제작을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찾았다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박 PD는 출국 전까지도 방송 제작을 위한 국가지원금 일부를 EBS가 간접비 명목으로 부당하게 취득하려 한다며 강하게 대응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불특위는 16일 오후 서울 목동에 있는 한국방송회관에서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복원을 위한 공동 행동 선언 및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의 완전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영기 방불특위 위원장, 김경진 국민의당·추혜선 정의당 의원,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오기현 한국PD연합회 회장, 이태봉 언론소비자 주권행동 사무총장과 박 PD의 동생 박경준 씨가 참석했다.

방불특위는 두 PD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고 규정하고 죽음의 원인을 갑을관계의 불공정 행위의 결과로 보거나 특정 방송사에 국한한 문제로 일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는 파괴를 지나 돌연변이 생태계로 변모했음을 알았다. 이제 우리는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정상화를 위해 공동행동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1991년 외주 정책을 도입하며 방송콘텐츠는 다양해졌고 외주제작 편성 비율은 방송사 평균 50%에 이르는 실정이지만 방송사와 독립PD(제작사)간의 원청과 하청의 관계에 있어 문제가 상존한다는 게 방불특위의 지적이다. 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 외주제작 전반의 실태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지만 방불특위는 기존의 연구조사 틀을 버리고 독립PD뿐 아니라 작가·기술직 보조원 등 외주 방송 노동자들의 심층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갑을관계를 정립하는 것은 물론 노동자들의 존엄성과 노동권을 보장하는 것을 전제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경진 의원은 "방송산업의 수익성 악화에 외주화·비정규직화로 외주 방송 노동자들에게 최소한의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구조가 겹치면서 고 박환성·김광일 PD 사망사건이 생겼다"며, "무엇보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최소한의 안정망을 어떻게 만들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최종 해결점을 만들어나가는 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아가야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추혜선 의원은 "독립PD가 존재하는 상생 환경을 만들도록 방향을 잡고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오는 10월 예정한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제기하고 생태계 회복 차원에서 대안을 만드는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16일 오후 5시 한국방송회관에서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복원을 위한 공동 행동 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은 독립PD들이 자신의 카메라를 故(고) 박환성 PD가 사용하던 카메라 주변에 설치하고 박환성·김광일 PD의 죽음을 애도했다.(뉴스한국)
오기현 회장은 "단순히 방송사 내 구조적 관행을 개선하는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뿌리 깊은 불합리를 걷어내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다음주에 개최하는 세미나를 기초로 포괄적인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지상파를 중심으로 불공정 관행을 고발하는 고발센터를 독립PD협회와 함께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봉 사무총장은 박환성·김광일 독립PD의 사망이 극도의 자본주의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을 로봇처럼 쥐어짜서 돈을 버는 식으로 존엄성이 사라지다보니 사람을 막 대해도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제 바뀌어야 한다"며, "콘텐츠를 생산하는 분들의 존엄성을 말살하면 방송사 역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두 독립PD의 죽음 앞에 커다란 책임을 느낀다고 말하며, 성실한 자세로 책임 있게 공동행동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박 PD의 동생 박경준 씨는 "박 PD는 단순한 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확실한 대의명분을 가지고 싸우고 있었고 절대 정의에 어긋났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자발적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유족 입장에서 해당 방송사와 책임자가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과를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형의 시신을 수습하려 남아공을 방문했을 때 안치소에서 본 형의 한맺힌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언젠가 꿈속에서 미소를 보이는 날까지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최영기 방불특위 위원장은 마이크를 잡고 애써 웃음을 지으려다 결국 슬픔을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그는 '형님만 믿고 (남아공에) 갔다 올랍니다'고 한 박 PD의 마지막 말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방송사 외주 제작 실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투명인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근로기준법이 있는 나라에 사는데 1원 어치도 보호받지 못한다"고 외치면서도 "언성을 높였다고 싸우자는 것은 아니다. 간곡한 호소다. (방송사들은) 제발 테이블에 나와서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말했다.

앞으로 방불특위는 2018년까지 △진상조사 및 국정감사 △방송 외주제작 생태계 정상화를 위한 담론 형성과 대안 마련 △새로운 외주정책 수립 및 특별법 제정 등을 단계별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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