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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 "참담하고 비통…변호인단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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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6 13:30:30 | 수정 : 2017-10-16 21: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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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서 처음으로 입 열고 입장 밝혀, 폭탄발언
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구속 연장 후 처음으로 열린 80차 공판에 출석했다. (뉴시스)
국정농단 의혹 사건으로 재판 중인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16일 열린 80차 공판에서 재판부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가리켜 '정치 보복'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7명은 재판부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에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 6개월 동안 재판을 진행하는 중 박 전 대통령이 심경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구속돼 주 4회 재판을 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통한 시간들이었다"며,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왔고 이로 인해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다. 무엇보다 절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던 공직자들과 국가 경제를 위해 노력한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한 채 재판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기 힘든 고통"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롯데와 SK뿐만 아니라 재임기간 동안 그 누구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 재판과정에서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충분히 밝혀졌다고 생각한다"며 "사사로운 인연을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남용한 사실이 없다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과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심신의 고통을 인내했다"고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늘(16일) 저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 동안 재판을 했는데 다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변호인들은 물론 저 역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 등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변호인단이 사임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긴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언젠가 반드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은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며 재판부가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게 정치보복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모든 책임을 제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겐 관용이 있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영하(55·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모멸감을 극한의 인내로 참아왔지만 '무죄 추정의 원칙'과 '불구속 재판'이라는 대원칙이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목도했다며 사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인들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과 피를 토하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허허롭고 살기 가득한 이 법정에 피고인을 홀로 두고 떠난다"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하지 못한 박 전 대통령이 폭탄 발언과 변호인 사임에 재판부는 신중하게 판단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한 게 박 전 대통령의 유죄를 예단한 게 아니라고 강조하며, 10만 쪽이 넘는 기록을 봐야 하는 상황에서 변호인단이 모두 사퇴하면 심리가 늦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따졌다. 심리가 늦어지면 피해는 박 전 대통령에게 돌아간다는 점과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건으로 실체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필요적 변호사건인 만큼 박 전 대통령이 남은 재판에 제동을 걸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형사소송법 33조 1항에 따르면 피고인이 구속 상태이거나 미셩년자 혹은 70세 이상인 때,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사건으로 기소된 때 변호인이 있어야 재판이 가능하도록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상태이고 법정형이 10년 이상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어 변호인과 재판을 받아야 한다.

재판부가 오는 19일 재판을 다시 열기로 했지만 만약 박 전 대통령이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는다면 재판부가 국선 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국선 변호인을 선정하더라도 방대한 분량의 사건 기록을 파악하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려 재판이 늦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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