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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직원, 1억 이상 받으면 10년 이상 징역 ‘합헌’

등록 2018-01-05 14:05:31 | 수정 2018-01-05 16:01:12

헌재, “국민경제·생활 중대한 영향…투명성·공정성 확보 매우 중요”

헌법재판소는 금융기관 임직원이 청탁 여부와 상관없이 직무와 관련해 1억 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가중처벌하도록 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4항 제1호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뉴시스)
금융기관 임직원이 청탁 여부와 상관없이 직무와 관련해 1억 원 이상의 금품을 받으면 가중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은행 직원인 A씨가 제기한 옛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 제5조 제4항 제1호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특경법 제5조는 금융기관 임직원이 직무에 관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하였을 때 처벌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며, 동조 제4항 제1호는 수수액이 1억 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금융기관이 국민경제와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금융기관 임직원의 직무집행에서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는 매우 중요한 공익”이라며 “수수액이 많을수록 범죄에 대한 비난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직무와 관련해 1억 원 이상의 돈을 받았을 때 가중처벌하더라도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는 2007년 대출에 대한 수수료 또는 사례금 명목으로 1억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과 벌금·추징금 각각 1억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법정형은 징역 10년 이상이지만 감경 사유를 인정받았다.

A씨는 항소심 중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지난해 7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그는 “부정한 청탁이 없는 직무관련 수재 행위를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형벌체계 균형성에 어긋난다”며 신용카드회사·캐피탈회사·금융지주회사 등 유사 금융업 종사자와 달리 금융기관 임직원만을 가중처벌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금융기관 임직원은 공무원 등 공적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 버금가는 정도의 청렴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공인회계사 등 다른 직역 종사자에 비해 중하게 처벌하더라도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성이 있는 기관 중 어느 범위까지 처벌할지는 입법자가 선택할 사항”이라며 “신용카드사 등은 한정된 범위에서 금융업을 영위해 부패의 위험성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금융기관과 같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진성·안창호·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은 “우리 법체계상 ‘부정한 청탁’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직무관련 수재 등을 처벌하는 규정은 매우 드물고 수수액에 따라 가중처벌하는 것인 이 조항이 유일하다”며 “파산관재인·공인회계사·변호사 등 공공성이 강한 다른 직무의 수재행위의 법정형과 비교해도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상실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위헌 의견을 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