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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화재 유가족, "세월호 때 해경처럼…소방 대응에 '분노'"

등록 2018-01-10 16:39:12 | 수정 2018-01-10 17:32:40

"국회 차원에서 조사하라"며 7가지 의문 제기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10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천 화재사고 관련 현안보고에 참석해 사고 영상을 시청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시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유가족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참사의 진상을 명백하게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류건덕 제천 참사 유가족 대표는 "세월호 참사 때의 허망함과 분노가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저희들은 그 때와 똑같은 경험을 하고 말았다. 청해진이 건물주로, 해경이 소방관으로 바뀌었을 뿐"이라며 이 같이 요구했다.

류 회장은 "유가족들은 화재 초기부터 화재 현장에서 불이 난 건물에 진입하지 않고 겉도는 소방관들을 향해 목이 터져라 내부로 진입해줄 것을 요청했다. 내 아이가, 내 아내가, 내 어머니가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으니 제발 구해 달라고 절규했다. 그러나 소방관은 유가족들의 절규를 외면한 채 건물 내부로 진입하지 않았고 건물주 및 직원들은 이용객을 탈출시키기보다는 자신의 안위를 먼저 챙겼다"고 절망했다.

류 회장은 "2층에서 사망한 20명은 속옷조차 입지 못하고 급히 겉옷만 걸친 채 소방관이 유리문을 깨뜨려 주길, 비상문을 강제 개방해주길, 창문이라도 파괴하여 뛰어내릴 수 있게 해주기를 기다리다 2층 출입문 근처에서 모두 질식사하고 말았다"며, "비상문만 개방했더라면 적어도 창문만 파괴해 주었더라면 질식사하지 않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소방청 합동조사단이 내놓은 '무선교신과 굴절 소방차 조작에 일부 문제가 있었지만 당시 상황에 비추어보면 전체적으로 적절하고 불가피한 대응이었다'는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현장을 방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엄정한 조사를 지시했음에도 이런 결론을 내렸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무엇이 적절했고 불가피한 대응이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저희 가족들은 합동조사단의 결론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류 회장을 포함한 유가족은 7가지의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진상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충북소방본부 상황실이 현장 대원들에게 화재 신고 내용을 제대로 전달했나 ▷2층 여자 사우나실에 진입하지 못한 이유 ▷소방서장·현장지휘팀장·구조대장의 현장 도착 시간 및 대응 ▷처음으로 2층 진입을 지시한 사람과 지시한 시각 ▷화재 당일 오후 4시 6분께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장이 2층을 진입하지 않은 이유 ▷충북소방본부 상황실과 제천 현장 대원 사이 무전교신이 불능이었던 이유 ▷LPG 저장탱크 폭발 가능성이 컸는지다.

지난달 21일 충북 제천 하소동에서 발생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 20명은 2층 여성 목욕탕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