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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관대표회의 “사법행정권 남용, 진상조사 필요…대법원장 고발은 반대”

등록 2018-06-12 11:17:24 | 수정 2018-06-12 14:10:53

“책임 통감…헌법적 가치 훼손 심각하게 우려”
“형사 절차 통한 진상조사 필요성에는 공감”

11일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 대표판사 115명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진상조사와 책임추궁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11일 경기 고양 사법연수원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10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하여 형사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표결을 통해 4개 항으로 이루어진 선언문을 의결했다. 대표판사들은 “법관으로서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로 주권자인 국민의 공정한 재판에 대한 신뢰 및 법관독립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훼손된 점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근본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여 실행할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회의는 형사절차를 포함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법원 차원에서 직접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의뢰를 하지는 않기로 판단했다. 재판을 담당하게 되는 법원이 수사를 요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에서다.

대표회의 공보담당간사인 송승용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이 직접 고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다만 형사 절차를 통해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는 다들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검찰에 관련 의혹에 대한 고소·고발이 충분히 이뤄져 있는 만큼 법원이 추가 고발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라며 “대법원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가 미흡하다는 인식 아래 ‘수사-기소-재판’의 형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대표회의는 특별조사단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의 컴퓨터에서 확보한 사법농단 의혹 관련 410개 파일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안건은 다음 임시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형사 조치 여부에 대한 결정 책임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넘어갔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등의 의견을 수렴해 형사 조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있었던 사법발전위원회에서는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이 우세했고, 7일 열린 전국법원장간담회는 수사의뢰에 반대하는 입장이 다수였다. 법관대표회의는 둘 사이의 절충안을 택한 셈이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