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 33송이 국화꽃” KTX 해고 승무원, “사법농단 변호사 노릇 멈추라”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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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 33송이 국화꽃” KTX 해고 승무원, “사법농단 변호사 노릇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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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1 13:14:24 | 수정 : 2018-06-21 14: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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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대법원 정문서 기자회견 열고 재판 거래 의혹 관련자 퇴진 촉구
13명 대법관과 김명수 대법원장 이름 각각 부르며 표지석에 국화꽃 패대기쳐
KTX 해고 승무원과 대책위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 있는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재판 거래 의혹의 해명자료를 낸 대법원을 규탄했다. (뉴스한국)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재판 거래 의혹 수사를 시작하자 대법원이 20일 해명자료를 내고 ‘KTX 승무원 사건은 재판 거래 대상이 아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KTX 해고 승무원들과 대책위가 21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사법농단 수사의 변호사를 자처한 대법원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마치며 대법원 표지석에 추모용 흰 국화 33송이를 패대기쳤다.

이날 오전 11시 김승하 KTX 승무지부 지부장을 포함한 해고 승무원들과 KTX 승무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대법원은 사법농단의 변호사 되기를 멈추라”고 규탄했다. 전날 대법원은 ‘KTX 여승무원 해고사건’과 관련해 “보도에 참고해 달라”며 이 사건이 재판 거래 의혹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같은 내용의 소송 두 건의 원심 판결이 엇갈려 이를 통일해 정리한 것이며, 재판연구관실의 집단지성과 소부 대법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해 선고했다고 밝혔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KTX 승무서비스 업무를 위탁한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 소속으로 계약하게 하자 이를 불법파견이라며 반대하며 파업을 시작했다가 2006년 5월 집단 해고된 이들이다. 당시 280명이 집단 해고를 당했다. 해고 승무원 중 34명이 2008년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냈고, 다른 해고 승무원 115명도 추가로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건은 1심에서 모두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코레일이 승무원의 실질적인 사용자라는 판결을 받은 것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KTX 해고 승무원들은 대법원 표지석에 흰 국화를 던지며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이 있는 대법관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국화를 모두 던진 후 김승하(왼쪽) KTX 승무지부 지부장이 다른 승무원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 (뉴스한국)
2심에서는 결과가 엇갈렸다. 34명은 원고 승소 판결을 받은 반면 115명은 원고패소했다. 이 두 사건은 모두 대법원으로까지 올라갔고, 대법원은 2015년 2월 26일 두 사건을 묶어서 판결하며, 코레일과 승무원의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34명이 제기한 사건은 원고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원고 115명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이 판결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 선정한 2015년 최악의 판결이다.

대법원은 이번에 낸 해명자료에서 묵시적 근로 계약 관계와 불법 파견 모두를 인정하지 않은 게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노무도급의 요소가 파견보다 우세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해고 승무원들과 대책위는 “대법원은 승무 업무가 철도공사의 지시에 이뤄진다는 실질적인 증거인 열차팀장의 진술, 각종 규정, 업무 매뉴얼, 지침을 모두 무시했다. ‘노무도급의 요소가 파견보다 우세하다’는 판단은 그야말로 재량적 판단이었으며 정치적 판단이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잊은 것 같아 다시 말한다. 2015년 11월 19일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이 직접 작성한 ‘상고법원의 성공적 입법 추진을 위한 BH(Blue House·청와대)와의 효과적 협상추진 전략’ 문건에서 ‘사법부가 대통령과 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권한과 재량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해온 사례’이자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와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 사례가 바로 KTX 승무원 판결”이라며, “사법부의 독립성을 스스로 버리고 정권의 눈치를 보며 판결한 당사자들이 어디에서 ‘집단지성’ 운운하며 피해자를 우롱하나”고 분개했다.

이들은 특히 “지금 대법원에는 2015년 KTX 승무원 판결 주심인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이 대법관으로 있다. 2016년 2월부터 2017년까지 법원 행정처장을 맡았으며 재판거래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이 중 한 명”이라며, “재판거래 당사자가 속해있는 대법원이 바로 그 당사자가 주심이었던 판결에 ‘재판거래가 아니라’는 해명자료를 내는 것은 이 법원이 얼마나 오만한지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이 사법농단 수사의 변호사를 자처하고 나선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검찰 수사와 제대로 된 판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한 대법관 및 법원 인사들의 즉각 퇴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KTX 해고 승무원들은 대법관 13명(고영한·김창석·김신·김소영·조희대·권순일·박상옥·이기택·김재형·조재연·박정화·안철상·민유숙)과 김명수 대법원장의 이름을 부르며 미리 준비한 33송이 흰 국화를 대법원 정문 앞 표지석에 던졌다. 흰 국화는 사법정의가 죽었다는 의미이며, 33송이는 2006년 집단 해고 후 지금까지 복직 투쟁을 벌이는 해고 승무원 숫자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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