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참사인데 경영진만 몰랐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거리로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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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된 참사인데 경영진만 몰랐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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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6 23:36:56 | 수정 : 2018-07-07 00: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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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대란 때문이라고? 안전업무 뒷전에 둔 회사…우리는 기계 아니다"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기내식 대란 사태 해결과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뉴스한국)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지 6일째인 6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경영진 사퇴를 촉구했다. 기내식 대란이 불거진 직후인 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내식 포장업체 대표 윤 모 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직원들은 검정색 옷을 입고 모였다. 집회에 참석한 직원들은 대부분 가면·마스크·선글라스 등을 착용해 얼굴을 가렸다.

집회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아시아나항공 정비사는 "(기내식 대란의) 대응방안이나 정책 등 콘트롤타워가 없어 직원들이 현장에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회사를 대신해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얼굴을 노출하고 제복을 입은 채 첫 번째 자유발언자로 나선 이기준 아시아나항공 캐빈노조 위원장은 "아름다운 아시아나항공은 정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회사인데 어느 한 사람의 잘못된 의사결졍으로, 그 사람의 비위를 맞추려는 판단 착오로 이런 기내식 사태 대란을 맞았다"고 맹비판했다. 그는 "승무원들은 손님의 욕설을 묵묵히 듣고 뒤돌아 울었다. 이 자리는 그런 목소리들이 하나 둘 모여 만들어졌고, '더 이상 참지 않겠다'·'더 이상 굴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모아서 성황리에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오는 일요일(8일)에도 집회를 예정하고 있다. 우리 목소리를 계속 전달할 것이다. 책임자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물러나겠습니다' 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얼굴을 공개하고 제복을 입은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회사가 그간 직원들을 너무 억압하고 힘들게 해서 회사의 잘못을 밝히는 이 자리에서 얼굴을 가릴 수 밖에 없는 두려움이 있지만 가리지 않겠다는 직원도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회사가 (얼굴을 가리지 않은) 그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저도 그 사람들과 같이 불이익을 받겠다는 작은 용기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촛불 집회에는 대한항공 직원들도 가면을 쓰고 참여했다. (뉴스한국)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지원 아시아나항공 지상여객서비스지부 부지부장은 "박삼구 회장이 따뜻한 식사를 할 때 승객은 '노밀(기내식 없이 비행)'이었고 직원들도 굶었다. 오죽하면 승객들이 저희에게 '식사는 하고 일하냐'고 묻는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박 회장은 본인 딸이 상무자리에 앉은 걸 예쁘게 봐달라고 하는데 대한민국에서 대기업 상무로 올라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아니 대기업에 입사하기도 힘든 게 대한민국 현실인데 그게 5000만 국민을 앞에 두고 할 소리인가"라며, "박 회장은 사과하고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의 딸 세진 씨는 이달 1일 금호리조트 상무로 선임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 경험이 없이 임원으로 취업한 만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지만 박 회장은 4일 기자들에게 "딸을 예쁘게 봐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은 권수정(정의당) 서울시의원이 세 번째 자유발언에 나섰다. 권 시의원은 "경영 잘못한 사람들 때문에 왜 우리가 최전방 욕받이로 살아야 하나. 우리는 이제 뭉쳤다. 자랑스러운 우리 일터를 우리가 지키자"며, "내일, 모레, 일주일이 지나면 가면을 벗고 연대의 손을 잡고 잘못된 경영진 끌어 내리고 현장을 바꿔나가자"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회 열기를 더했고 사회자가 "예견된 참사인데 경영진만 몰랐더냐"고 외치자 참가자들이 이를 반복했다.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촛불 집회가 열렸다. 직원들은 집회 말미에 2일 사망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협력업체 윤 모 씨의 명복을 빌며 헌화했다. (뉴스한국)
얼굴을 가리고 마이크를 잡은 대한항공 직원연대 객실승무 직원은 "아시아나항공도 우리처럼 한 데로 뭉쳐서 박 회장을 상대로 싸워나갈 것이라 믿는다. 연대의 힘은 싸울 수 있는 동력을 만든다. 우리는 분명한 목소리로 말하자"며, "노동자들이 가진 최고의 권리인 노동권으로 우리 일터를 지키고 우리 삶을 제자리로 돌려내자"고 말했다. 마지막 자유발언으로 나선 한 아시아나항공 직원은 "자꾸 기내식 때문이라고 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야 한다. 회사가 승무원들이 해야 하는 안전 업무를 뒷전으로 몰고 있다"며, "회장이 '노밀'이라면 '노밀'이 되는 건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묻고 싶어 왔다"고 분노했다.

집회 말미 직원들은 탁자 위에 국화꽃을 헌화하며 다시 한 번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8일 오후 6시에도 같은 장소에서 촛불집회를 한다. 집회를 마친 후에는 금호아시아나 본사 건물로 행진한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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