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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카이노 오와리’ 그 아픈 씨앗, 위로의 꽃으로 피어나다

등록 2018-07-30 17:48:34 | 수정 2018-07-30 17:53:15

세카이노 오와리, 일본 밴드.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뉴시스)
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의 노래는 크게 두 부류였다. 27~29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사운드 시티’의 피날레 무대에서 위로와 동화의 노래를 들려줬다.

“누군가를 구한다는 것은 너 자신을 구하는 것과 같아”(SOS)라며 공감의 연대를 청한다. “당신이 만든 요리는 녹슨 맛이 나서 최고”라며 애정을 표하는 ‘살상용 로봇’의 사랑이야기(에러) 같은 동화풍의 노래도 있다.

10, 20대 위주로 공연장이 꽉 찼다. 아이돌 그룹이 아니어도,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음악’에는 자연스레 젊은 세대가 몰렸다. 세카이노 오와리는 성장통을 안고 태어났다. 팀 이름은 ‘세상의 끝’이다. ‘세상이 끝나버렸다고 생각했던 순간 모든 것이 시작됐다’는 뜻이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로 정신병동 신세도 진 리더 겸 보컬 후카세(33)는 자신과 같은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위해 정신과의사를 꿈꿨다. 지금은 노래로 꿈을 이뤘다.

후카세 외에도 나카진(33·기타), 사오리(32·피아노), DJ러브(33) 등 세카이노 오와리 나머지 멤버들도 정신질환과 집단따돌림 등 결코 유쾌하지 않은 성장통을 겪었다. 자전적인 스토리로 시작된 이들의 음악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세카이노 오와리, 일본 밴드.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뉴시스)
이들의 음악은 1990년대 디바 아무로 나미에(41)와 록밴드 ‘X재팬’ 이후 시들해진 한국 내 일본 대중음악의 새로운 인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해 2월 두 차례 연 단독 공연은 단숨에 매진되며 큰 인기를 누렸다. 팬 대다수가 일본어로 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불렀다.

이날 공연도 마찬가지였다. 설렘 가득한 멜로디 위에 기분 좋게 깃든 ‘쿵짝’ 멜로디와 진심이 느껴지는 ‘헤이 호’에서 다 같이 “헤이 호”라며 소리 높여 울부짖었다.

팀 내 한국어 담당인 나카진은 “한국에 와서 기뻐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에픽하이’ 형들과 신곡을 냈어요. 아시나요?”라고 우리말로 말하며 최근 한국의 힙합그룹 ‘에픽하이’와 협업한 싱글 ‘슬리핑 뷰티’를 멤버들과 들려줬다.

세카이노 오와리의 이날 공연에는 화려한 무대 장치는 없었다. 그러나 노래와 멤버, 팬들 간의 호흡 만으로 마치 레벨업해 나가는 롤플레잉게임(RPG)을 함께 하는 듯했다.

세카이노 오와리, 일본 밴드. (라이브 네이션 코리아 제공=뉴시스)
“밤하늘에, 열차가 찾아와 이 은하 열차가 출발하기 전에”(문라이트 스테이션), “내가 환상이 되어버린 밤, 하얀 별이 쏟아져”(환상의 생명) 등을 거쳐 “조금 무서워도 괜찮아 우린 이제 혼자가 아냐”(RPG)로 수렴하는 모험.

앙코르 곡 ‘드래건 나이트’에서는 “우리는 모두 친구인 것”처럼 노래했다. 음악으로 국경과 언어를 넘어 하나가 돼 저마다 숨겨놓은 아픔의 씨앗을 위로의 꽃망울로 힘껏 피어내는 순간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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