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경제

8·27대책도 '심드렁'…안정적 주택공급정책 요구 커

등록 2018-08-28 10:15:05 | 수정 2018-08-28 10:17:13

전문가 투기지역 추가지정 반짝 대책 불과
집값 더오르면 재건축연한 강화 대책 나올듯
제일 많이 오른 분당 등 대책 안나와 더 봐야

자료사진, 9일 오후 서울 중구의 아파트와 주택가 모습. (뉴시스)
투기지역 추가 지정과 택지개발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8·27 대책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으로 촉발된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수도권에 추가 조성하기로 한 공공택지 30여곳이 강남북을 비롯한 서울지역 수요를 분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지난 27일 투기지역 추가 지정 등을 골자로 한 정부의 8·27대책에 대해 “규제가 나오면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져 (서울 집값은) 조정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면서도 이번 대책이 근본적 처방전이 빠진 '대증요법'에 가깝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양 소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지역) 집값이 급등하는 원인은 결국 공급 부족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신규 지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발표 내용이 개발호재로 들썩이는 집값을 일시적으로 잡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주택 공급대책이 '반쪽짜리'라는 점에서 또 다른 실패를 예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 소장은 수도권에 30만호 이상을 추가 공급할 공공택지 30여곳을 개발한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정부는 택지를 공급 하겠다고 하지만 이 지역들이 외곽이어서 서울지역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조금 어렵다고 본다”면서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는 “시장에는 갈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여전히 풍부한 상태”라며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8·27대책에도 서울지역 집값이 꾸준히 오를 경우 정부가 내놓을 후속조치로는 '재건축 연한 강화'를 꼽았다. 박근혜 정부때 건설경기 부양차원에서 40년에서 30년으로 줄인 재건축 연한을 다시 40년으로 복원해 재건축재개발 수요를 현 정부가 원천적으로 차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이 실효성을 담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대책의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투기 과열지구를 지정한다고 해서 움직일 시장이 아니다”라며 “거시경제가 안좋은데도 (시장이) 움직이는걸 보니 이런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서 당장 시장이 반응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인 효과는 없고 중장기적인 효과도 없고 결국 수요공급을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 교수의 이러한 발언은 매주 가격 상승폭을 키워가는 서울 주택시장의 '비이성적 과열' 현상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간 무역분쟁, 중국 주식시장의 약세, 일자리 쇼크, 분배 악화 등 한국 경제를 제약하는 대내외 악재가 분출하고 있는 가운데도 과열 양상을 보이는 주택시장의 기세를 이번 8·27 정책만으로 단숨에 꺾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심 교수는 “(정부는) 주택공급이 충분하고 투기꾼을 잡겠다고 해왔다"면서 "(하지만) 이번에 공급을 늘리겠다고 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뼈아프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시장을) 안정시킬 것인지 (정부는) 본연의 목적에 집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강남지역과 각을 세우며 규제를 쏟아내지 말고 주택공급을 늘려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번 8·27대책에 대해 “결과적으로 유주택자들의 (주택) 추가 구입은 쉽지 않아 주택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효과를 부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책으로 강남 등에 거점을 두고 강북 아파트에 돈을 묻는 투기세력이 동원할 자금여력이 줄어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굴러갈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27 대책의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평가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추가 지정된 곳이 4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대출 (규제)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일 많이 오른 지역이 분당 등이다”라며 “그런 곳은 대책이 안 나왔으니 일단 지켜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우 애널리스트는 수도권 공공택지 추가개발에 대해서도 “공급 숫자가 부족하지 않다는 정부 말도 일리는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시장의 관점도 옳다. 구체적인 지역들이 나와 있지 않아서 (이 조치가) 공급부족을 해소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최근 집값이 단기 급등하고 있는 종로구, 중구, 동대문구, 동작구 등 4개 구를 이날 '투기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대출 규제 등 수요를 억제하기로 했다. (뉴시스)



뉴스한국닷컴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