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MB정부 경찰 댓글 공작 3만 7800여 건 추산…1500명 동원

등록 2018-10-15 16:10:19 | 수정 2018-10-15 17:49:39

조현오 전 청장 등 12명 검찰 송치…1만 2800여 건 확인
보안사이버수사대 정부 비판 누리꾼 ‘블랙펜’ 불법 감청

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 대통령 시절 경찰이 정부나 경찰에 우호적인 댓글 3만 7800여 건을 작성해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이하 수사단)은 댓글공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당시 정보국장 등 8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사단은 지난 3월 19일부터 경찰·군·민간업체 등에 대해 76회 압수수색을 실시해 현장 압수물 1440점, 디지털 증거물 1만여 점을 확보했으며, 참고인 430여 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경찰이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경찰관 1500여 명을 동원해 정부나 경찰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보고서 추산 3만 7800여 건의 댓글을 달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실제 압수물 등 자료를 통해 확인한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 글은 1만 2800여 건이다. 수사단은 댓글이 작성된 지 6년이 지났고, 계정을 탈퇴하면서 없어진 댓글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댓글 규모를 추산했다.

경찰의 댓글 공작은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구제역, 대통령 탄핵 문제, 김정일 사망, 유성기업 파업 등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경찰에서 진행 중인 수사나 경찰이 추진 중인 제도 개선, 조 전 청장의 개인 발언 등에 관한 이슈에서도 경찰에 우호적인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경찰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민간인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가·차명 계정을 사용했고, 해외 아이피(IP), 사설 인터넷망 등을 이용했다. 업무지시는 경찰 내부망이나 업무용 문자메시지(SMS) 통보 시스템 등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수사단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성향을 가진 누리꾼을 색출하는 군의 ‘블랙펜’ 작전과 관련해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가 ‘블랙펜’으로 지목된 누리꾼들을 불법 감청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안사이버수사대는 2004년 12월 감청 기능이 포함된 ‘보안사이버수사시스템’을 한 업체로부터 납품받아 사용하면서 법원 영장 없이 게시글, IP, 이메일 내역을 불법 감청했다. 보안사이버수사대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으로부터 대통령과 정부, 군을 비난하는 댓글을 작성한 누리꾼(블랙펜)들의 닉네임과 ID, 댓글 주소 등을 넘겨받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고 유관기관에 전파하기도 했다.

수사단은 당시 보안사이버수사대장과 프로그램 납품업체 대표, 기술이사 등 3명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수사단은 사안의 중대성과 방대한 증거, 일부 대상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 필요성 등에 따라 송치 후에도 일정 기간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