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경기도 “이산화탄소 누출 삼성전자 검찰송치…소방시설법 위반 혐의”

등록 2018-10-17 09:40:53 | 수정 2018-10-17 13:28:04

경보설비 작동정지 상태로 관리…삼성전자, 이유 명확한 설명 없어
소방안전관리자 업무태만, 사상자 처치기록 미제출 등 과태료 부과

지난 9월 6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이산화탄소 유출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과수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뉴시스)
경기도가 지난달 4일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로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을 소방시설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응급의료법 위반, 소방안전관리자의 업무 태만 등을 이유로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김용 도 대변인은 17일 ‘삼성전자 이산화탄소 누출사고에 대한 경기도 긴급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도는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사고대처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다섯 차례에 걸쳐 민관합동조사를 포함한 긴급조사를 실시했다”며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삼성전자의 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도는 중간 조사 결과 이번 사고가 소방개선 공사를 위해 투입된 하청업체 인력이 정상배선을 노후배선으로 오인해 절단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배선이 끊어지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설비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이산화탄소 가스가 방호구역이 아닌 저장실에서 방출되면서 순간적인 고압에 저장실 상부 석고보드가 파손됐다. 이곳을 통해 누출된 이산화탄소 가스가 복도로 흘러들어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직원 3명이 질식사고를 당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비상방송, 경종 등 경보설비를 연동정지(작동정지) 상태로 관리해 소방시설의 정상작동을 차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시설을 폐쇄·차단하는 행위는 소방시설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행위다. 삼성전자는 경보설비 정지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전자는 사고 당일 자체 구급차로 환자를 이송했지만 사상자들의 처치 기록지를 의료 기관에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응급의료법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는 행위다. 도는 처분청인 용인시 기흥보건소에 이 사건을 이첩했다.

아울러 도는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제출한 정기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 결과 내용과 이번 합동조사 결과 내용을 비교할 때 제어반 위치, 과압배출구 현황 등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 내 소방안전관리자가 경보시설 정지를 모르는 등 방재센터 업무에 관여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봤다. 도는 소방관리 업무 지도·감독 위반, 소방시설 자체점검 결과 거짓 보고 등에 대해 소방시설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을 할 계획이다.

소방시설 시공업체도 소방기술자를 공사 현장에 배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소방시설공사업법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화재 또는 구조·구급 상황을 119에 신고하지 않거나 지체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고주체에 대한 명확한 설정과 처벌규정을 신설하도록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한 소방청에 기업체별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자체소방대의 관리·감독을 위한 ‘자체소방대법’(가칭) 제정을 건의할 계획이다. 도 조사에 따르면 도내에는 31개소의 자체소방대가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관련 법규는 전무한 실정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 8일부터 화재안전특별조사반을 조직해 이산화탄소 소화설비 2302개소에 대한 불시 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희생된 고인의 명복과 부상자의 회복을 빌며 다시는 도에서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지난 9월 4~6일, 10일, 13일 민관합동조사를 실시해 사고원인 규명과 소방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수사 증거물에 대한 감정·감식을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