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인간을 위한 길…우리는 누구와 살고 있는가”y
사회

“인권은 인간을 위한 길…우리는 누구와 살고 있는가”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로 기사보내기 미투데이로 기사보내기 네이버로 기사보내기 구글로 기사보내기 싸이월드로 기사보내기

입력 : 2018-10-18 20:09:24 | 수정 : 2018-10-19 17:04:49

프린트 | 기사 스크랩     글자작게글자크게


1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서 세계인권도시포럼 열려
18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8회 세계인권도시포럼이 열렸다. 오프닝라운드테이블에서 케이트 길모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가 발제했다. (뉴스한국)
전 세계 도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권도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8일 광주광역시에서 시작한 세계인권도시포럼에 참석한 케이트 길모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는 “평화와 포용의 도시를 위해 인권이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길모어 부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치평동에 있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포럼 개회식에서 “인권은 꼭 이뤄져야 한다. 법을 통해 사회적 과정을 밟아 반드시 이뤄야 하는 게 인권이며 언제든 인권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인권은 도시 거주민을 위한 길이고 인간을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오프닝라운드테이블에서도 “미래를 위해 ‘고고학자’가 되어 도시 인권이 왜 중요한지 발굴해 하며 어떻게 도시가 실용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어떻게 도시가 평화의 근간이자 시발점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고 역설했다.

길모어 부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이 도시에 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권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 거대 도시화는 전 세계 중요한 변화 중 하나이고,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현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0%가 도시에서 발생하는 데다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9%가 인구 1000만 이상인 39개 거대 도시에 집중한다는 분석도 있다.

길모어 부대표는 인권 없는 도시화 과정에서 빈민가가 발생하고 폭력적인 재개발이 반복하며 소수자들을 범죄로 보고 혐오하는 일이 발생하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도시가 집이 아니라 구치소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인권을 근간에 두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할 때 인권도시를 완성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말할 자유를 존중하면서 공간이나 사회기반시설 등을 디자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활발한 시민사회가 필요하기에 시민사회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빈곤’은 소득 없어서가 아니라 참여의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꼬집기도 했다.

18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8회 세계인권도시포럼이 열렸다. 오프닝라운드테이블에서 모르텐 샤에름 라울발렌베리인권연구소장이 '글로벌 도전과 지역 차원의 해결책:인권으로의 회귀'를 제목으로 발제했다. (뉴스한국)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모르텐 샤에름 스웨덴 라울발렌베리인권연구소장은 “(세계인권선언 선포 이후) 70년 동안 인권이 신장할 수 있었던 건 어떤 이들의 도덕적인 상상력 덕분이었다. 세상을 다르게 생각하는, 동료 시민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 한 사람들이 있었다”며, “70년 이후에도 ‘인권’은 중요한 이슈이겠지만 새로운 전술·창조적 마인드·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가 지도자들의 책임감을 주문하기도 했다.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도시 개발을 계획하고 시행하면 곧바로 인구통계로까지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지진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가 닥쳤을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이들이 부실하게 지은 건물에 사는 도시 하층민이며 이들이 속수무책으로 다치거나 사망하기 때문이다.

샤에름 소장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로봇이 우리의 이웃이 된다면 물류·교통 문제나 보건·교육 서비스가 훨씬 나아질 수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영향력을 빼앗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AI에 뒤쳐질까 일자리를 빼앗길까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할까 걱정하고, 스마트 도시가 도시 거주민의 행동과 행방을 추적하기 때문에 도리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설명이다. 샤예름 소장은 “신기술의 발전과 인공지능은 또 다른 불평등과 분열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집단적인 무기력을 느끼지 않으려면 인권 공동체로서 진보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해 일하도록 인권에 기반을 둔 접근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샤예름 소장은 또한 온라인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먼 거리를 가로질러 다른 나라와 연결할 수 있는 시대이지만 지역사회의 중요성과 공동체 의식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권의 공통 규범과 가치를 삶의 방식에 포함해 지역사회가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신뢰는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쌓인다. 타인에 대해 많이 알수록 두려워할 가능성이 낮다“며, “우리가 누구와 함께 사는지 알고 서로 도움을 주는 공동체를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건축가들은 사람들이 만나고 상호작용하는 공간과 공공장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시 구성원들의 연대를 강화하는 방법을 묻는 청중의 질문에 샤예름 소장은 “우리는 누가 뒤쳐져 있는지 누가 일상에서 연대의 부재를 느끼는지 누가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지 살펴야 한다. 만약 그런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질문하고 끌어들여야 한다. 그들이 느끼는 장벽이 무엇인지 왜 보건·사회보장시스템에서 접근하지 못하는지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웨덴의 경우 공원을 만들 때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용도 만이 아니라 장애인·이주민 등을 고의적으로 포용해 생명력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었다고 예를 들었다.

18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8회 세계인권도시포럼이 열렸다. 개회식이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뉴스한국)
한편 2011년 이래 올해로 8회를 맞은 세계인권도시포럼은 ‘우리는 누구와 살고 있는가-다양성·포용 그리고 평화’를 주제로 선정해 20일까지 UN 인권이사회 관계자·인권전문가·인권도시 대표·국내외 전문가·활동가 2000여 명이 참여해 이주민·난민·장애인·노인·어린이 및 청소년·여성과 국가폭력·환경·평화·사회적 경제 9개 주제로 회의를 하고 현장의 실천적 대안을 모색한다. 특히 올해는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군사기지가 있는 도시들의 평화권을 논의하는 ‘도시와 평화’ 항목을 추가로 운영한다. 21일 폐회식에서는 ‘2018 세계인권도시포럼’ 선언문을 채택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인권은 개인 존엄의 가치를 지키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가정과 마을, 학교, 직장, 지역, 나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동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자연환경도 예외가 아니다”며, “인권을 개인 영역에 가두지 않고 도시가 나서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고 인권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제도적 장치와 대안을 마련하는 일에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저작권자 ⓒ 뉴스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분야별 주요뉴스

| 정치 | 경제 | 사회 | 국제 | 문화 | 연예 | 스포츠 | 북한

이전 다음




핫이슈

군인권센터, "공군이 모 중위 혈세 3000만 원 횡령 은폐 시도" 의혹 제기
서울공항에 주둔하는 공군 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훈련 예산 횡령 ...
한국여성의전화, "檢과거사위 김학의 사건 재배당 환영"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로 49명 사상…일산화탄소 중독 주의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로 14명이 목숨을 잃고 35명이 다...
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 사상자 18명 발생…소방·경찰, 10일 합동감식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 있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
조명기구 배터리에 금괴 은닉해 1.8톤 밀수입 일당 적발
홍콩에서 수입해오는 조명기구 배터리 내부에 금괴를 숨기는 수법으...
미등록 미얀마 노동자, 단속 중 사망 '무혐의'…시민단체, "진상조사하라" 규탄
올해 8월 22일 경기도 김포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딴저테이...
"적폐 행태"라며 경찰 고발하려던 이재명, 이해찬 만류에'멈칫'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이 지사를 수사한 경기도 분당경찰서를 검...
"효성 향응 받은 한수원 직원들 납품 비리 묵인"
한국수력원자력 직원 16명이 효성으로부터 향응을 받고 납품 비리...
노동부, ‘전 직원 폭행’ 양진호 실소유 회사 특별근로감독 착수
전 직원을 폭행한 영상 등이 공개돼 물의를 빚고 있는 양진호 한...
음주는 살인이라더니…이용주 의원, 음주운전 하다 적발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을 하던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경찰 단...
서울교통공사 노조, 조선·중앙·동아 언론중재위 제소
최근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교...

많이 본 뉴스

멀티미디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