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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공군이 모 중위 혈세 3000만 원 횡령 은폐 시도" 의혹 제기

등록 2018-11-14 13:40:07 | 수정 2018-11-14 16:55:31

공군, "수사 절차 늦었을 뿐 은폐 의도 없어…14일 오전 김 중위 체포"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김형남 군인권센터 정책기획팀장이 군 간부 세금 3천만원 횡령 사건 은폐 시도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뉴시스)
서울공항에 주둔하는 공군 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훈련 예산 횡령 사건이 발생했지만 부대가 책임을 면하려 이를 은폐하려 한다는 군인권센터 폭로가 나왔다. 공군은 수사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는 없었다고 의혹에 선을 그었다. 횡령 혐의가 있는 해당 군 간부를 현재 체포해 구금 상태에서 조사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정책기획팀장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열사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및 해외 국빈의 출·입국을 책임지는 서울공항에 주둔 중인 공군 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훈련 예산 횡령 사건이 올해 9월 발생했으나 부대가 범인을 방치하고 사건을 은폐하고자 한 충격적인 정황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15특수임무비행단 255공수비행대대 행정계장 김 모(남) 중위가 올해 9월 12일부터 10월 3일까지 미국 애리조나 주 등에서 실시한 고급공수전술훈련에 참가할 조종사들의 해외 체재 경비 5900만 원 중 절반인 3000만 원 가량을 횡령했다가 조종사들에 의해 적발됐다"고 밝혔다.

김 중위는 대대 회계 담당자로 9월 2일 훈련 예산 중 3000여만 원을 자신의 통장에 넣은 후 남은 2900만 원을 조종사들에게 각각 나누어 입금했고, 금액에 의문을 품은 조종사가 비행단 재정처·감찰실에 문제를 제기해 횡령 혐의 사실이 드러났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김 중위는 같은 달 8일 3000여만 원을 다시 대대 통장에 넣었다.

김 팀장은 "문제는 부대의 대처다. 공금의 일부를 개인통장으로 유용했다는 혐의 사실 자체로 김 중위의 죄는 형법 제355조 횡령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직 해임하고 헌병에 인계하여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부대가 택할 수 있는 상식적인 대처"라며, "수사는 10월 말에 이르러서야 시작했고 김 중위는 현재까지도 대대 회계를 담당하는 행정계장 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김 중위는 9월경부터 120회 가량 무단결근·지각·무단조퇴 등 근무이탈을 일삼으며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놓은 상태"라고 지적하며, "민간 경찰이었으면 벌써 압수수색 등의 강제 수사가 이루어졌을 사안인데 15비행단 수사실이 피의자를 방치하고 있다. 이는 군사법체계의 무능함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중위는 이달 말 전역을 앞두고 있는데 그가 전역하면 부대는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며, "비행단 전체가 합심하여 김 중위가 민간인이 되기만을 기다린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공군 공보실의 한 관계자는 “부대에서 횡령 혐의를 확인하고 감찰수사를 하고 헌병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시간상 지연된 것은 맞지만 은폐를 하려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횡령 혐의에 부대의 대응이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에는 “해당 장교가 금액을 횡령했다가 돌려놓으면서 부대 차원에서 인지하는 데 늦었을 뿐이지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횡령 혐의가 드러났는데도 계속 대대 회계 업무를 본 게 문제라는 지적에는 “부대에 확인하니 혐의가 확정되지 않아 보직 해임하지 않았고 김 중위가 임무를 계속 수행했다”면서도 “14일 오전 김 중위를 체포해서 현재 구금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속 여부는 48시간 안에 결정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김 중위가 횡령 사건이 발생한 후 두 달이 지나도록 행정계장 직을 그대로 유지하다 군인권센터가 기자회견을 한 14일 오전에야 체포된 건 시기 상 절묘하다. 공군 관계자는 “군인권센터 기자회견 날짜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 사실 센터에서 발표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며, “헌병 측은 출석 요구서를 보내고 체포를 하게끔 되어 있는 절차를 밟느라 체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 중 결론이 나지 않고 김 중위가 전역한다면 신분이 바뀌면서 사건을 경찰서로 이첩한다. 물론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군은 이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