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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서비스 반대” 택시기사 사망…택시노조, 정부에 해법 촉구

등록 2018-12-11 09:33:07 | 수정 2018-12-19 22:47:55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손석희 JTBC 사장에 보내는 편지 형식 유서 남겨
민주당 긴급 회의 열고 상생 방안 논의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 기사 최 모(57·남)씨가 남긴 유서. (뉴시스)
17일 카카오모빌리티 ‘차량 공유(카풀)’ 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이를 반대하던 택시 기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 목숨을 잃었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던 택시노조는 정부와 국회가 나서 문제를 해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에 목적지나 가는 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차량 한 대를 같이 이용하며 일정 금액을 차주와 카카오가 나누는 방식이다.

서울 영등포경찰과 택시노조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택시기사 최 모(57·남) 씨가 자신의 택시 안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택시 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에 경찰이 진화하긴 했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최 씨는 중상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최 씨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석희 JTBC 사장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유서를 남겼다고 전해졌고 이 가운데 손 사장에게 보낸 유서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최 씨는 “카풀의 취지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출근 시간에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하여 정부에서 같은 방향으로 출퇴근하는 이웃끼리 같이 차량을 이용하라고 허용한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카카오에서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하여 사업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카풀의 취지를 호도한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카풀의 요금을 택시요금의 70~80% 수준으로 하며 20%의 수수료를 취하겠다고 하는데 승객을 수송하려고 하면 정부에서 유상운송요금을 신고하고 허가를 득한 후에 미터기를 장착하고 그에 따른 정상적인 요금을 받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풀 요금을 카카오에서 무슨 근거로 책정해서 손님에게 받을 수 있는지 정부는 답변해야 한다”고 물었다. 이어 “향후에는 카카오에서 요금을 더 받더라도 정부는 뭐라고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최 씨는 “현재 서울시내 법인 택시 255개 회사의 가동율을 보면 60%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택시 수입이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밖에 안 되기 때문”이라고 토로하면서도 승차거부나 불친절 등 택시기사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12시간 근무해도 5시간만 근무로 인정한다”며, “최저임금을 맞추려고 근무시간을 줄이고 정부에서는 노사협약 사항이라고 묵인해주는 점과 특수업종으로 분류를 해놓고 장시간 근무에 제대로 보수를 못 받아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유서 말미에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며, 자신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10일 공동 논평을 내고 “최○○ 조합원의 사망을 접하면서 우리 100만 택시 가족은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울분을 느낀다”고 분개했다.

택시노조는 “운송질서를 문란케 하고 교통 생태계를 파괴하는 거대 기업의 카풀 중계 행위와 사익 추구를 위해 택시 서민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를 근절하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는 이를 방치해 왔다”며, “오히려 공유경제 육성이란 미명 하에 불법을 합법화시키려 하며 택시 죽이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가용 불법 카풀 영업의 금지·중단·철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강행할 경우 전국 100만 택시가족 일동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태스크포스는 최 씨의 사망을 계기로 11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카카오와 택시 업계 간의 상생 방안을 논의했다. 전현희 위원장은 “어제(10일) 택시기사 사망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현재 정부안을 중심으로 상생 방안을 논의 중인데 대책을 빨리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최 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빌었다. 그는 “그동안 카카오 측과 택시 업계는 카풀 서비스 상용화를 두고 협의를 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택시카풀TF를 구성해 택시업계와 카카오 측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갈등의 해법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의 안타까운 사망에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더불어민주당은 택시업계와 카카오측 간에 상생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과 해법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