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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지는 지구, 북극의 경고…북극해 오래된 해빙 95% 감소

등록 2018-12-13 10:31:08 | 수정 2018-12-13 17:14:09

북극해 해빙 줄면 태양열 반사 못해…바다가 흡수하면서 지구온난화 가속화

지난 해 7월 핀란드 쇄빙선 MSV노르디카호가 촬영한 얼음이 녹고 있는 북극해 풍경. (AP=뉴시스)
지구온난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구가 뜨거워진 탓에 북극해 바다 얼음(해빙)이 녹고 해빙이 녹으면서 지구온난화가 더 빨라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노아)이 11일(현지시각) 내놓은 ‘2018 북극보고서’는 지구온난화 탓에 북극해의 가장 오래된 두꺼운 얼음 중 95%가 녹아 사라졌다고 밝혔다. 오랜 해빙은 4년 이상 여름에도 녹지 않은 얼음을 말하는데 두께가 3m 이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5년 한겨울 북극해 16%를 오랜 해빙이 덮고 있었지만 30여 년이 지난 올해 봄 그 면적이 1%로 줄었다.

극지방의 얼음은 지구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구의 온도가 높아져 남극의 빙붕이나 육상 빙하, 북극해의 해빙이 녹으면 해수면 높이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심각한 변화가 발생한다. 얼음이 녹으면서 흘러나온 차가운 물이 바다로 대거 유입해 염도를 묽게 만들고 해류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해류의 변화는 다시 대기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면서 슈퍼 태풍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불러온다. 얼음으로 덮여야 할 북극이 춥지 않다는 건 지구의 항상성이 깨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인류가 이제까지 접하지 않은 새로운 시대로 진입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실제로 노아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 지표면의 온도는 지구의 다른 지역에 비해 2배가량 올랐다. 2014~2018년 북극 대기 온도는 190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1981~2010년 평균 온도보다 1.7도 높아 역대 두 번째로 따뜻한 해였다.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툰드라에 서식하는 순록 등 등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그 전에 비해 50% 정도 줄었고, 바다사자‧북극곰도 생존에 영향을 받고 있다. 단순히 개체수가 주는 데서만 그치는 건 아니다. 책 '2050 미래쇼크'를 쓴 로렌스 스미스 미국 UCLA 교수는 올해 10월 한국의 한 환경 관련 포럼에 참석해 동물 간의 종이 섞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4월 15일 북극곰 한 마리가 뷰포트해 얼음 위에 앉아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의 얼음이 더빨리 녹아 없어지면서 북극곰들이 물개를 사냥할 사냥터가 좁아져 북극곰들의 체중이 감소해 왜소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올해 2월 1일 발표된 연구 결과를 통해 나타났다. (AP=뉴시스)
그는 2006년 4월 캐나다에서 한 기업인이 현지인과 동행해 사냥한 북극곰 사진을 대형 화면에 띄우고 “북극곰 얼굴을 보면 마치 판다처럼 눈 주위가 거무스름하다. 이는 회색 북극곰과 종이 섞인 것을 볼 수 있다"며, "이게 기후변화의 증거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수십년 동안 생물학적 정보를 반영해 살펴보니 북극곰이나 고위도에 사는 야생동물의 변이가 빠르게 일어남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환경이 바뀌면서 동물 간의 종이 섞이는 하이브리드 종이 등장하고 동물의 이동경로도 달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간도 이 변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북극 기온이 오르면서 지구 북반구를 감싸 도는 제트기류가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고, 중위도가 북극보다 더 추운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보고서는 올해 초 미국 동부와 유럽의 혹한은 지난해 가을 북극의 따뜻한 날씨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북극해 해빙이 녹으면서 기후변화가 더욱 빨라진다는 점이다. 오랜 해빙은 물론 어린 해빙이 여름철에 모두 녹으면 더 이상 태양열을 반사할 수 없게 되고 바다가 태양열을 고스란히 흡수한다. 그러면 지구의 기온은 더욱 오르고, 극지방의 얼음은 더욱 빨리 녹아 바다가 더 많은 태양열을 흡수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산업화 시대와 비교해 섭씨 2도가 상승하면 10년 안에 여름철 북극해 해빙이 모두 녹을 수 있고 섭씨 1.5도가 상승하면 100년 안에 모두 녹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산업화 시대 이후 지구 온도는 섭씨 1도 올랐다.

더 심각한 건 뜨거워지는 지구가 임계치를 넘으면 스스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상태가 된다는 점이다.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낸 조천호 박사는 올해 10월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기후변화 토론회에서 "고위도 온도가 올라가면 동토가 녹아 탄소를 배출하면서 지구를 스스로 뜨겁게 데울 수 있다"며, "찜통지구로 빠지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영구동토층은 대기에 있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