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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원장 “대체복무 용어에서 ‘양심’ 제외 국방부 결정 우려”

등록 2019-01-09 17:20:28 | 수정 2019-01-09 17:35:07

“국제기준에 어긋나…종교적 신념에 따른 행위로 비춰질 소지 있어”
“양심적 병역거부, 평화 위해 무기 들 수 없다는 양심 보호 위한 것”

자료사진,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뉴시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대체복무제와 관련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 대신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국방부 결정에 우려를 나타냈다.

최 위원장은 9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의 입장은 대체복무제에 관한 국제인권기준,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결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병역거부 행위가 개인이 가진 양심의 보호와 실현이 아닌 종교적 신념과 가치에 따른 행위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 종교나 교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인류 공통의 염원인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무기를 들 수 없다는 양심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특정 종교를 이유로 하지 않고 기타 신념에 따라 병역거부를 한 사람이 2000년 이후 80여 명에 이르는 점은 병역거부가 단순히 종교적 신념만을 이유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1980년대 후반부터 병역거부를 세계인권선언과 자유권규약이 규정하는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에 근거한 권리로 인정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아울러 유엔 인권위원회는 1989년 결의 제59조에서 병역거부를 “사상·양심·종교의 자유에 대한 정당한 권리의 실행으로서 병역에 대한 양심적 거부를 할 수 있는 모든 이의 권리‘로 명시했다. 1998년 결의 제77조에서는 대체복무 도입을 권고하면서 병역거부권이 종교적·도덕적·윤리적·인도주의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신념 또는 양심에서 유래하는 것임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인권의 다양성 원칙을 바탕으로 한 양심의 자유는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는 대체복무제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이를 염두에 두어 향후 논의 과정에서 바람직한 대체복무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4일 대체복무제 용어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양심’·‘신념’·‘양심적’ 등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당 용어가 군에서 병역 의무를 이행했거나 이행 중이거나 이행할 사람들이 비양심적 또는 비신념적인 사람인 것처럼 오해될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를 고려했다는 것이 국방부 설명이다.



조샛별 기자 star@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