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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 성폭행 피해는 빙산의 일각…피해 선수 더 있다"

등록 2019-01-10 08:47:11 | 수정 2019-01-14 10:21:14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지도자들 '젊은빙상인연대', 성명

자료사진, 심석희 선수를 비롯해 쇼트트랙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가 지난해 6월 25일 오전 경기 성남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으로 출석하는 모습. 최근 심 선수는조 전 코치가 자신을 4년 동안 상습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뉴시스)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혼자서만 가슴앓이를 하였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참담하고 부끄럽기만 하다. 심 선수에게 진심을 다해 부끄러운 마음을 전한다."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현직 지도자를 포함한 빙상인들이 불이익과 두려움을 감수하고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 빙상을 바라는 젊은 빙상인 연대(이하 젊은빙상인연대)'란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조재범(38) 전 국가대표 코치에게 4년 동안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대한민국 간판 여자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심 선수 외에도 성폭력 피해 선수가 더 있다고 밝혔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계의 추악한 이면을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9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심 선수의 용기 있는 증언이 또 한 번 '이슈'로만 끝나선 안 된다는 게 우리 젊은 빙상인들의 생각이다"며,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철저한 감사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부실 운영과 비위 행위를 발표했지만 아직 한국 빙상계엔 봄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체육회의 미온적인 대처와 빙상계의 요구와는 정반대로 구성한 관리위원회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많은 빙상인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대한체육회를 믿지 못하였기에 대한체육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였기에 대한체육회가 빙상 적폐세력의 든든한 후원군이란 판단이 섰기에 심 선수가 부득이 언론을 통해 용기 있는 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우리들의 생각"이라며, 과연 심 선수 혼자만이 성폭력 피해자이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그동안 젊은빙상인연대는 꾸준히 빙상계의 고질적인 병폐와 비위를 조사했다"며, "조사 결과 심 선수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빙상계 실세 세력들에게 성폭행·성추행·성희롱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다만 바뀌지 않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체재와 적폐 보호에 급급한 대한체육회 수뇌부 아래에선 오히려 고발이 선수들에게 2차 피해와 보복으로 돌아올 게 분명하다고 판단해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젊은빙상인연대는 "하지만 심 선수의 용기 있는 고발을 통해 우린 깨달았다. 우리가 2차 피해와 보복을 두려워하는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혼자서 감내할 수 없는 큰 고통을 안고서 숨죽여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2차 피해와 보복이 두려워 침묵하는 것이야말로 빙상 실세들이 바라던 결과였을지 모른다"며, "정부가 확실하게 피해 선수들을 보호해주고 진정한 빙상 개혁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이 선수들과 힘을 합쳐 진실을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피해 선수들을 보호하려면 빙상 적폐 세력을 적극 보호하고 이들의 방패막이 돼주는 일부 정치인들과 몇몇 언론인들의 실체를 공개해야 한다"며,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빙상 선수·지도자·학부모·노동자들이 어떤 세력들에게 억압받고 탄압받았으며 빙상계의 추악한 이면이 무엇인지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