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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양승태 檢 출석에 날 세운 나경원, "사법 난국으로 치닫아"

등록 2019-01-11 11:16:32 | 수정 2019-01-11 13:16:23

정의당, "헌법 가치를 사뿐히 즈려밟는 특권의식이 놀랍다" 강도 높게 비판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위-문재인 정권의 사법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수호 특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나경원(왼쪽) 원내대표가 주호영 위원장과 귀엣말을 나눴다. (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사법부 수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를 두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사법난국'으로 표현하며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웠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나 원내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연 원내대책회의·문재인 정권 사법 장악 저지 특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정의의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사법부가 오늘의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 과연 전임 대법원장 사법부만의 잘못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을 앞세운 문재인 정권의 사법 장악 시도는 사법 난국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은 대한민국 헌정사·대한민국 역사에 부끄럽고 참담한 날이 될 것 같다. 재판 거래 등 여러 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사법 절차와 역사에 의해 평가될 것"이라며, "안철상 전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5월 사법권 남용 조사 회의를 마치고 형사처벌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후 김 대법원장은 법원 문을 검찰에게 열어줬고 적법한 수사냐 조사냐를 두고 여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 대법원장의 사법부 장악은 이념 편향 인사로 시작했다. 특정 단체 출신들로 법원 주요 요직을 장악하기도 했다. 검찰을 끌어들여 사법부 정치 탁류로 오염시켜서 전임 대법원장이 검찰에 출두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법부가 한쪽으로 기우는 피해가 국민에게 고스란히 미치고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당은 헌정질서를 문란시키는 문재인 정권의 사법 장악 시도를 저지하고 이념 정치 도구 위기에 처한 사법부 독립 수호를 위해 나섰다"며, "주호영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위를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입장은 다른 정당들과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인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거니와 피의자가 검찰 포토라인을 거부하고 자신이 재판받게 될 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힌 것도 비상식적인 일이라 사법부로서는 그야말로 '치욕의 날'이 아닐 수 없다"고 평하며, "유체이탈 화법까지 구사했으니 오만함이 실로 하늘을 찌른다"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은 양 전 원장이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건 특권 의식 때문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설마 아직도 대법원장이라고 착각하는 것인가. 사법부를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든 자신이다. 부끄러운 줄 모르는 특권의식이 그저 놀랍다"며, "죄 없는 대법원 건물까지 모욕하지 마라"고 논평했다.

양 전 원장이 기자회견에서 이 모든 사태를 '부덕의 소치'라고 말한 대목을 두고 김 대변인은 "말은 바로 하자. 부덕의 소치가 아니라 불법의 극치"라며, "양 전 원장은 삼권분립을 몸소 훼손한 당사자다. 함부로 법과 양심을 운운하며 사법부에 치욕을 안기지 마라"고 질타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 역시 양 전 원장이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게 잘못이라고 지적하며 "피의자로 소환된 입장에서 대법원 앞에서 쇼하고 갈 때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토라인은 기자들이 취재 편의를 위해 자율적으로 설정한 것이지만 국민이 그어 논거나 마찬가지"라며, "국민 앞에서 사죄하고 고개를 떨구고 들어가도 할 말이 없을 판에 후배 법관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양 전 원장이 검찰 포토라인을 패싱했다며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들을 뛰어 넘는 황제 출석이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헌법 가치를 사뿐히 즈려밟는 특권의식이 놀랍다. 사법부 독립을 해치고 헌법을 파괴한 주범답다"고 격앙한 반응을 보였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