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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악화 심각…사태 해결 시급”

등록 2019-01-11 15:58:29 | 수정 2019-01-12 12:31:46

잔업·특근, 연장근로수당 지급 배제 등 노조 소속 이유로 차별
노동자 61.8% “일상생활 많은 스트레스”…우울증 징후 59명
“유성기업, 노조 적대행위 자제하고 갈등 치유 여건 조성해야”

자료사진, 지난해 11월 15일 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가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유성기업 사태 해결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파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장기간 이어진 유성기업 노사 분쟁으로 인해 소속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크게 악화돼 사태 해결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이 사업장 내 복수노조 간 처우를 달리 한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판단하고, 유성기업 대표이사와 관계 기관 등에 시정권고와 의견표명을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공장 지회장은 사측이 제1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제2노조를 설립한 후 교섭과정, 징계, 근로조건 등에서 노조를 차별대우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유성기업 측은 제1노조가 비타협적인 태도로 파업·태업 등 집단행동을 지속해왔기에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단체협약 갱신에 따른 처우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일 뿐 제1노조를 다른 노조와 차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유성기업이 잔업·특근 부여와 그에 따른 연장근로수당 지급 시 제1노조 조합원을 배제한 것과 파업 없이 협상을 타결한 노조 조합원에게만 무분규 타결금을 지급한 것에 대해 노조 소속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라고 판단하고, 합리적 이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인권위는 또한 차별 여부에 대한 조사와 함께 유성기업 소속 노동자의 정신건강상태에 대한 설문·인터뷰 등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는 제1노조, 제2노조, 제3노조 조합원과 비조합원 총 433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61.8%가 일상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특히 제1노조 조합원은 72%가 많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배우자(연인) 관계가 악화됐다는 응답은 53.3%, 친구·동료 관계가 악화됐다는 응답은 74.5%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제1노조 조합원의 응답률은 각각 67.3%, 82.3%에 달했다.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해 봤다는 비율도 전체 18.4%, 제1노조 조합원 24.0%나 됐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우울증 징후가 있는 노동자는 59명,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가 있는 노동자는 32명이었다. 이 중 제1노조 조합원은 우울증 43명,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25명이었다. 이들 중 12명(제1노조 조합원 9명)이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판단돼 정밀정신건강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속적 치료와 정기적 평가, 필요 시 응급개입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인권위는 “유성기업 사태가 제1노조 조합원의 건강상태를 크게 악화시켰을 뿐 아니라 소속 노조와 상관없이 많은 노동자들이 광범위한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유성기업 사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해결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보고 유성기업과 관계 당국 등에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이 제1노조에 대한 과도한 적대행위를 자제하고 대화와 협상을 위한 전향적 입장 표명 등 갈등 치유의 여건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1노조에 대해서는 유성기업의 조치에 보다 유연히 대응함으로써 상호 불신과 대결적 상황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과 충청남도에는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피해 노동자 지원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해당 사건의 처리가 장기간 지연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며 "향후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해 관련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조샛별 기자 star@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