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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미사일 쏘면 우주에서 요격한다…트럼프판 '스타워즈' 전략 공개

등록 2019-01-18 08:45:05 | 수정 2019-01-18 12:14:54

北 김영철 오는 날 맞춰 미사일 방어 전략 보고서 발표

지난달 10일 하와이 미군 미사일방어국(MDA)이 실시한 이지스 탄도 미사일 방어 시스템 시험발사 장면. 트럼프 정부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강화 차원에서 올해 정찰용 인공위성망 구축을 고려한다고 알려졌다. (AP=뉴시스)
미국 국방부가 17일(이하 현지시각) '2019 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MDR)'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이 자국에 특별한 위협이라고 지적하며 방어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 시절 발간한 '탄도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 이후 9년 만에 나온 보고서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첫 미사일 대응 전략 청사진이다.

A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이 아닌 버지니아 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연설하며 "미국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탐지해 파괴하는 게 목표이며, 세계 어느 곳에서든 미국의 방어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면에서 적을 압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아주 나쁜 선수들을 맞서고 있는 만큼 (미국은) 누구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이날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이 발표한 보고서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미사일 방어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하고 방어 범위를 넓히려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섀너핸 장관 대행은 미국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을 걷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이 여전히 미국을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미사일 종류와 발사 체계는 2015년 이후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 공격 체계로 괌과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 기지, 태평양 일대 동맹국은 물론 미국 영토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이 과거 북한이 핵 선제 공격을 위협할 때 사용했던 수단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한편 앞으로 아시아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핵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보고서에 전 세계 미사일 현황을 표기하며 북한이 대포동 2호 및 화성 12·13·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보유하고, 북극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했다고 기재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은 노동 미사일 개량형·스커드 미사일 개량형·준중거리탄도미사일·중거리탄도미사일·단거리탄도미사일 등 14기라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25기)·중국(15기)에 이어 많은 숫자다.

북한의 미사일 체계를 '위협'으로 규정한 미국은 본토를 겨냥한 어떠한 탄도미사일도 방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앞으로 방어 전략을 더욱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상기반 미사일 요격 체계로 요격미사일을 이용해 적의 장거리탄도미사일이 날아오면 중간 단계에서 요격이 가능하다. 이런 체계를 알래스카주 포트 그릴리에 40기, 캘리포니아 밴덴버그 공군기지에 4기를 운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앞으로 10년 동안 미사일 방어 체계 성능을 높이는 데 필요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새로운 지상 레이더 구축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스타워즈' 전략 이후 볼 수 없었던 방대하고 정교한 미사일 방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펜타곤이 지구 위에 미사일을 추적하는 센서를 배치하고 우주 공간에서 이 미사일을 격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에 필요한 비용이 충분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를 1년 전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백악관 지시에 따라 미사일 위협 대응 체계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거치느라 시간이 걸렸다. 이 보고서를 실행에 옮기려면 의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 스타워즈 전략은 레이건 시절에는 예산이 너무 많이 드는 반면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며 비난을 받았지만 2017년 북한이 수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하면서 분위기는 바뀌었다는 게 미국 내 언론의 분석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경고하며 대대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얄궂게도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에 도착한 날 발표했다. 김 부위원장은 17일 오후 미국 수도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일정과 논의 주제를 조율할 예정이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