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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공태양 KSTAR, ‘토카막’ 세계 최초 섭씨 1억 도 이상 달성

등록 2019-02-14 12:08:22 | 수정 2019-02-14 16:03:44

10초 이상 운전하면 국제핵융합실험로 실험 주도권 쥘 전망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인공태양 KSTAR 2018년 연구성과 발표'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뉴시스)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연구센터는 '인공태양'으로 부르는 KSTAR 플라즈마 중심 이온 온도를 섭씨 1억 도 이상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KSTAR는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연구 차원에서 개발‧운영하는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를 말한다.

연구소는 지난해 8월부터 그해 12월까지 플라즈마 실험을 했고, 핵융합에 있어 핵심으로 꼽히는 섭씨 1억 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1.5초 동안 유지했다. 유석재 연구소장은 “이번 성과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주체인 이온의 온도를 1억 도 이상 달성해 의미가 크다”며,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로서는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플라즈마는 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의 이온이 따로 떨어진 기체 상태로 '4의 물질' 상태라고 부른다. 물질은 고체·액체·기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기체에 에너지를 가해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하면 네 번째 상태인 플라즈마가 된다. 우주에서 플라즈마는 아주 흔한데 우주 전체의 99%가 플라즈마 상태로 알려졌다. 토카막은 핵융합으로 초고온 상태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으로 가두는 밀폐형 핵융합장치를 말한다.

윤시우 KSTAR 연구센터장은 “제한적인 가열 장치 입사 조건 하에서 진행해 1억 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1.5초의 짧은 시간 유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 추가로 도입하는 중성입자빔 가열장치-2를 활용해서 1억 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세계 최초로 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섭씨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건 핵융합 에너지에 있어 핵심인 만큼 올해 10초 이상 섭씨 1억 도를 유지한다면 국제핵융합실험로 운영 단계서 고성능 플라즈마 실험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사진, 2014년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가 제공한 사진으로 중수소와 삼중수소 캡슐이 들어 있는 약 1.016㎝ 높이의 속이 빈 원통형 용기가 위치잡이 걸이에 걸려 있다. (AP=뉴시스)
KSTAR는 태양 중심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을 지구에서 실현하기 위해 인공 태양을 만들어 핵융합을 일으킨다. 태양이 어떻게 에너지를 만드는지 과정을 따라 KSTAR도 핵융합 과정을 밟아간다. 태양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반발력을 이기고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줄어든 질량만큼 에너지를 만드는 게 핵융합이다.

핵융합에너지는 원자력 발전이 에너지를 얻는 방식인 핵분열과 반대 개념이다. 핵분열은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자핵이 깨지면서 감소하는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하지만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만든다.

핵융합에너지를 얻으려면 지구에는 자연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 섭씨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어야 한다. 고온을 내는 연료는 바닷물에서 추출하는 중수소와 리튬을 핵융합로에서 변환해 얻는 삼중수소가 필요하다. 이 연료를 이용해서 온도를 높여가면 서로 밀어내는 성질을 지닌 원자핵들이 반발력을 이기고 충돌해 결국 융합하게 된다. 태양 중심부의 온도는 약 섭씨 1만 5000도이지만 지구에서는 태양보다 약 7배 뜨거운 섭씨 1만 도를 넘는 고온의 플라즈마가 필요하다.

핵융합에 있어 절대적으로 중요한 건 초고온의 플라즈마를 담을 장치다. 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방식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핵융합 장치가 ‘토카막’이다. 토카막은 도넛 형태로 자기장을 가두는 방식이다. 플라즈마는 전기적 성질의 이온이라 전기장을 걸면 자기력선 주의를 꽈배기처럼 맴돌며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이를 도넛 형태로 이어주면 플라즈마가 도넛 안을 끊임없이 돌며 핵융합을 한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토카막(Tokamak)은 ‘코일로 만든 자석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이라는 뜻의 러시아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합성어다. 연구소에 따르면, 구소련의 탬과 사하로프가 1950년대 발명하고 아치모비치가 1968년 발표한 후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아 현재 작동 중이거나 새로 짓는 실험용 핵융합로는 대부분 토카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편 이번 성과는 KSTAR 실험 10주년을 기념해 개최하는 국제 핵융합 학술대회인 ‘KSTAR 컨퍼런스 2019’에서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발표할 전망이다. 컨퍼런스는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