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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인사’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남북미술 교류 추진”

등록 2019-03-05 16:41:15 | 수정 2019-03-05 16:44:19

취임 한 달 기자 간담회 “임명 전 공정성 논란 격려 채찍 삼겠다”
“DMZ 전시·평화미술축제·근현대미술사 통사 정립 사업 추진”
“기간제 정규직 전환·4관 체제 분관장 도입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할 것”

윤범모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취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30년 미술전문가로 활동해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잘하라는 격려로 미술관장직을 수행하겠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68)은 5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임명장을 받은 사람으로서 앞으로 미술관을 만드는 데 혼신의 열정을 다 쏟아서 성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코드 인사와 공정성 논란에 대한 답변이었다.

윤관장이 관장 자리에 앉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었다. 최종 후보였던 이용우(67)씨는 “관장직을 도둑맞았다”는 입장문을 내 “‘균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한 공개 모집 제도가 ‘비공정성’으로 얼룩졌으며, 촛불 혁명 정부가 내세운 정의와 기회 균등의 철학이 시험받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코드인사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 씨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역량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고 탈락한 민중미술 계열 평론가 윤범모씨에게 재평가 기회까지 줘가며 임명을 강행했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와 관련 윤 관장은 “이용우 씨와는 절친한 사이인데 안타깝다”면서 “임명장을 받은 사람으로서 외적인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은 난감하다. 이런 비판에 대해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80년대 초 미술평단에 나온 이후 30여 년간 미술현장을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렀다”며 현장 미술전문가를 강조했다.

“그동안 전국구 미술평론가로 한국미술관큐레이터 1호, 미술현장 지킴이 별칭을 들어오면서 우리 미술에 정체성 수립과 도 현장에서 힘이 나온다는 신념과 국격을 높이는 데 미술이 일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미술계 활동을 하다가 이 자리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되는 분기점에 있다. 지나간 50년 새로운 50년의 분기점이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 중책을 맡게 돼서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올해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 50주년을 맞는 해이다.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1973년 덕수궁 이전 후 1986년 과천에 신축, 1998년 덕수궁 분관 개관, 2013년 서울에 이어 2018년 청주를 개관했다.

◇이웃집 같은 미술관…‘분단극복 전시’ 등 남북미술 교류협력 추진

이 날 윤 관장은 개관 50주년 맞이 새로운 비전 및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이웃집 같은 미술관을 지향한다”며 “협업하는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유관 기관과 협업체계를 공고히 하여 기관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취지다.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을 추진, 2020년부터는 공동기획 전시 사업개발을 위한 사전 공동연구 및 로드맵을 수립할 방침이다.

“남북미술 교류협력을 기반으로 분절된 한국미술사를 복원하겠다”고 했다. 북한의 공적 기관과의 교류를 모색하여 소장품 교류전시, ‘분단 극복’을 위한 공동 기획 특별전 등의 주제들을 개발·추진하고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DMZ 전시, 영화제 등과 연계한 ‘평화미술축제’등 남북화해 시대를 여는 데 미술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윤 관장은 “남북 미술의 교류와 협력은 남북관계 발전의 추이를 보며 구체적인 행보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공적기관과의 교류 모색과 관련 “북한미술연구자로서 이해도가 있다”면서 “남북미술 교류 문제는 한 개인의 의지로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했다. “정치환경과 직결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면서 평양 조선미술박물관을 예를 들었다.

“20여 년 전 북한 당국의 초청을 받아서 평양미술을 돌아봤다. 평양에는 근현대미술을 다루는 조선미술박물관이라는 국가기관이 있다. 만수대창작사도 가봤지만 성격이 다르다. 지금 구체적인 시기를 말할 수 없고, 또 언제 할지도 모른다. 관련부처와 협의해 사전협의체제로 추진하겠다.”

그러면서도 그는 “앞질러 가기에는 뭣하지만 남북화해 시대에 미술관이 통일 가는 길목에서 일정 부분 기여하는 바람이 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윤 관장에 따르면 북한미술 관련, 정부를 비롯한 축적된 양이 미흡하다. 남한에서 북한미술 전시가 100건 정도 열렸고, 서울에서 오가는 북한미술 1만점이 넘는다. 하지만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그는 “북한의 공식기관과 교류 사업을 해야 신뢰성 확보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남북미술 교류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구체화되고 가시화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코드인사와 좌파 성향의 윤 관장의 면모를 드러낸 미술관 비전에 대해 “정부의 미션은 없었다”고 잘랐다. 또 미술관에서 민중미술전시가 열릴 것이라는 미술계의 의견도 있다는 입장에 대해 “계획에는 없지만 필요하면 한다”고 에둘러 답했다.

그는 “그동안 1000편 정도 글을 발표하고 민중미술 장점을 이해하는 입장이지만 민중미술 관련은 10%도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해왔던 전시기획도 균형 감각이 있었다. 한쪽으로 기울지 않겠냐는 건 기우다. 통섭하는 균형감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한국근현대미술 통사 정립을 위한 연구기능 심화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서 “한국 미술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기능을 심화하겠다”며 “한국 근현대미술사 통사 정립 사업을 통해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데 진력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내·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특별 연구팀을 가동하고, 자료구축, 학술, 교육, 전시, 출판 등과 연계하는 선순환 구조의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미술관은 그동안 법인화 추진으로 인한 기간제 직원들과 4관 체제가 되면서 분관장 도입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학예직 등 인력문제가 상당하더라”면서도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직제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관장은 “법인화 문제로 인력문제가 원활하게 해결이 안 돼서 인력문제 어려움이 있다”며 “새로운 미술관을 지향하면서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주체가 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윤범모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취임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미리 배포된 윤범모 신임 관장 비전 발표 보도자료는 “친근하고 개방적인 미술관”을 타이틀로 ‘열린 미술관 지향, 분단극복 전시 등 남북미술 교류협력 추진, 한국 근현대미술 통사 정립을 위한 연구기능 심화’를 꼽았다.

이날 윤범모 신임 관장의 비전 발표는 구체적이지 않고 두루뭉술해 관장의 비전을 살펴보기 쉽지 않았다. 모든 사안과 관련 “관련 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끝맺었다. 이와 관련 한 미술평론가는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아니라 한국미술사연구소장 발표 같다”고 꼬집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예산은 700억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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