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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5.18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 출석하러 광주 行

등록 2019-03-11 09:15:24 | 수정 2019-03-11 12:02:55

이순자 여사 동행…부축 받지 않고 혼자 걸어 이동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전 전 대통령의 자택을 나섰다. (뉴시스)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한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조비오(1938~2016)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록해 재판에 넘겨졌다. 조 신부는 생전에 국회 청문회 등에 출석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로 사격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바 있는데 전 전 대통령이 이를 부인하며 조 신부를 비난한 것이다. 조 신부의 가족은 2017년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이 이를 기소하면서 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게 됐다.

피고인 신분인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와 독감 증세를 호소하며 그간 열린 두 차례 심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한 상태다. 구인장은 법원이 심문을 목적으로 피고인을 강제로 소환하느라 발부하는 영장이다.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전 전 대통령이 이날 재판에 자진 출석하겠다고 밝힌 만큼 영장 집행은 광주지법에 도착한 후 이뤄질 전망이다.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열린다.

전 전 대통령이 광주지법으로 떠나는 11일 오전부터 그의 집 근처에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몰렸다. '5.18 민주화운동은 당시 북한에서 내려온 북한 특수군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지만원 씨가 모습을 보였고 보수단체 회원들은 전 전 대통령이 광주에서 재판을 받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리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전 전 대통령 자택 주변에 경찰력을 배치했다. 전 전 대통령은 8시 30분께 자택 대문을 열고 나서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탔다. 누구의 부축도 받지 않고 혼자서 걸어 나와 차에 탔다. 부인 이순자 여사도 전 전 대통령의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그와 동행했다. 전 전 대통과 이 씨가 탄 차량 앞뒤로 각각 경호원 탑승 차량과 형사팀 탑승 차량이 이동한다.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을 기소하며 적용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는 공연히 허위 사실을 적시해 죽은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한다. 재판에서는 전 전 대통령이 책에서 조 신부를 가리켜 ‘거짓말쟁이’라고 쓴 게 5.18 당시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취지로 쓴 말인지, 헬기 사격이 있었음을 알고도 일부러 썼는지를 두고 검찰과 전 전 대통령 측이 다툴 전망이다. 그런 만큼 먼저 5.18 당시 계엄군이 실제 헬기 사격을 했는지를 따질 전망이다.

지난해 2월 ‘5.18 민주화운동 헬기 사격 및 전투기 출격 대기 관련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건리)’는 5개월 동안 조사 활동을 진행한 후 5.18 당시 군이 헬기로 광주 시민을 겨냥해 사격한 사실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2017년 1월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역시 광주광역시 동구에 있는 전일빌딩 감식 결과를 광주광역시에 통보하며 호버링(공중정지) 상태의 헬기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을 추정했다.

재판부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