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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착한 전두환,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질문에 “왜 이래” 신경질

등록 2019-03-11 15:05:37 | 수정 2019-03-11 15:34:59

5월 단체들, “진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 촉구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는 전두환 씨의 재판이 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예정된 가운데 전 씨가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 (뉴시스)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자신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에 참석하려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광주지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5월 단체들은 전 전 대통령에게 “진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11일 낮 12시 34분께 승용차로 광주지법에 도착한 후 걸어서 법정동 건물로 들어갔다. 승용차에서 청사까지 이동하는 중 기자들이 “혐의를 인정하나”‧“발포 명령 부인하느냐”고 질문하자 전 전 대통령은 손으로 기자들을 뿌리치며 “왜 이래”라고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린 후 이동 과정에서 줄곧 부축 없이 걸어서 이동했고, 경호원들이 주변에서 기자들과 시민들의 접근을 철저하게 막았다. 그 뒤로 전 전 대통령의 신뢰관계인으로 부인 이순자 씨가 동행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전 전 대통령과 이 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승용차를 타고 출발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조비오(1938~2016)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록해 재판에 넘겨졌다. 조 신부는 생전에 국회 청문회 등에 출석해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로 사격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바 있는데 전 전 대통령이 이를 부인하며 조 신부를 비난한 것이다. 조 신부의 가족은 2017년 전 전 대통령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이 이를 기소하면서 전 전 대통령이 법정에 서게 됐다.

피고인 신분인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와 독감 증세를 호소하며 그간 열린 두 차례 심리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한 상태다. 구인장은 법원이 심문을 목적으로 피고인을 강제로 소환하느라 발부하는 영장이다.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전 전 대통령이 이날 재판에 자진 출석해 영장은 집행하지 않았다.

5월 단체 회원들은 전 전 대통령이 법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법원 밖에서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들은 “5.18 진실을 밝히라”‧“전두환은 진실 앞에 무릎 끓고 사죄하라”‧“전두환 구속으로 사법 정의 실현”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었다. 법원 근처 동산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복도 창문에서 “전두환은 물러가라”고 따라 외쳤다.

5월 단체들은 전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이동하는 경로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처참하게 다쳐 사망한 피해자들의 얼굴 사진을 전시했다. 그 아래로 “전두환이 민주주의 아버지면 이완용의 근대화의 아버지다”는 펼침막을 깔아두기도 했다. 이는 이순자 씨가 전 전 대통령일 가리켜 ‘민주화의 아버지’라고 말한 걸 빗대 조롱한 것이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