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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빠져드는 ‘은하 병합’…NGC 6052 충돌 담은 선명한 사진

등록 2019-03-11 17:34:46 | 수정 2019-03-11 19:46:04

20억 년 안에 우리은하와 대마젤란은하 충돌할 수도

허블 망원경 광시야행성카메라 3로 촬영한 NGC 6052 은하의 병합 장면. ( ESA/Hubble & NASA)
지금 지구 밖에서는 거대한 두 세계가 소리 없이 충돌하는 아름다운 ‘은하 병합’ 쇼가 진행 중이다. 너무 먼 곳에서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이 장면을 허블 우주망원경 광시야행성카메라 3이 포착했다.

지구에서 빛의 속도로 2억 3000만 년을 날아가면 닿는 헤르쿨레스자리에서 NGC 6052 A와 NGC 6052 B 은하가 충돌하며 서로에게 빠져들고 있다. 천문학자이자 작곡가인 윌리엄 허셜(1738~1822)이 1784년 NGC 6052를 발견했을 때는 그 모양이 다른 은하와는 달라 별도로 분류했지만 두 개의 은하가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각의 이름을 얻었다.

수백만 년에 걸쳐 충돌해 이제 두 은하는 경계를 허물고 하나의 은하가 되어 전혀 새로운 세계에 들어서고 있다. 천문학에서는 이를 은하 병합이라고 한다. 은하가 충돌하는 건 우주에서 벌어지는 불가항력의 거대한 사건이다. 우주의 관점에서 은하와 은하의 거리는 비교적 가깝고, 장구한 우주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은하 충돌은 우주의 일상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다만 천문학적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류가 이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은하가 충돌하고 병합하는 과정은 거대한 질서의 재편이기도 하다. 은하가 부딪치면서 각각의 중력장이 마찰하고 이 과정에서 전혀 새로운 힘의 균형이 생긴다. NGC 6052처럼 마치 서로가 서로에게 녹아드는 것처럼 병합할 수도 있지만 작은 은하는 큰 은하에 완전히 빨려들기도 하고, 충돌 후 독특한 모양으로 새롭게 태어나기도 한다.

은하를 이루는 별들도 새로운 질서에 따른다. 일부 별은 새로운 중력으로 원래의 궤도를 벗어나면서 낯선 경로를 찾아가고 어떤 별은 충돌 과정에서 먼 곳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멀리 지구인들에게는 별들이 우수수 떨어져 새로운 공간을 파고 드는 듯 환상적인 장면을 선사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NGC 6052를 처음 촬영한 건 약 3년 전이다. 허블 우주망원경 광시야행성카메라2로 촬영했다. 나사와 함께 허블 망원경을 운영하는 유럽우주국(ESA)은 두 개의 은하가 합쳐져 새롭게 형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촬영한 광시야카메라 3은 3년 전보다 훨씬 더 선명한 화질이다.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환희를 품고 NGC 6052는 점점 하나의 은하로 변하고 있다. 은하의 충돌과 질서의 재편은 20억 년 후 우리은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우리은하와 가까운 대마젤란은하가 20억 년 안에 충돌할 전망이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