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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술 마시고 마트에서 식재료 사고…알고보니 업무추진비

등록 2019-03-13 14:04:46 | 수정 2019-03-13 18:00:04

감사원, 11개 기관 업무추진비 집행실태 점검
1만 9679건 중 1764건 부적정 집행…36건 조치

최성호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기획재정부, 대통령비서실 등 11개 기관의 업무추진비 집행실태 점검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인 술값이나 식재료 구입비로 사용하는 등 부당하게 사용한 사례가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12일부터 12월 21일까지 대통령비서실 등 11개 기관의 ‘업무추진비 집행실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점검 대상 1만 9679건 중 1764건이 부적정하게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감사에서는 2017년 1월부터 2018년 9월 사이 집행된 업무추진비를 대상으로 ▲예산집행지침에서 정하는 의무적 제한업종 사용 여부 ▲법정공휴일, 주말, 관할 근무지 외, 심야시간대 사용 적정 여부 ▲건당 50만 원 이상 집행한 경우 증빙 여부 등에 대해 살폈다.

감사 결과 4개 기관에서는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경우가 발견됐다. 행정안전부 A씨는 2017년 11월 심야에 단란주점에서 지인과의 음주에 업무추진비 25만 원을 사용했다. 법무부 B씨는 2016년 9월부터 2018년 9월 사이 거주지 인근 대형마트에서 개인 식재료 등을 구입하는 데 업무추진비 91만 원을 썼다. 행안부 C씨는 2017년 9월부터 2018년 10월 사이 커피숍 상품권을 업무추진비로 구입한 후 292만 원을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업무추진비를 다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승인을 받는 전용절차 없이 목적 외로 사용한 경우도 7개 기관에서 확인됐다. 법무부는 본부 업무추진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호관찰소 등 소속기관의 업무추진비 3646만 원을 본부 직원 간담회, 유관기관 업무 협의 비용 등에 사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는 사업추진비 1억 5350만 원을 전용절차나 세목 간 조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예산편성 목적 외 경비로 사용했다.

8개 기관에서는 업무추진비 사용 증빙서류가 미비한 경우가 확인됐다. 문체부, 기재부, 과기부, 국무조정실, 행안부, 감사원은 심야·휴일 등 금지 시간대에 1394만 원 상당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서 증빙서류를 구비하지 않았다. 기재부, 과기부, 법무부, 행안부, 국무총리비서실은 업무추진비 1억 8374만 원에 대해 건당 50만 원 미만으로 집행한 것처럼 분할 결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밖에도 문체부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1월까지 5건의 해외출장에 따른 연회비·선물비 등 452만 원을 직원에게 현금으로 지급했고, 해당 직원은 잔액 278만 원을 지난해 11월까지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감사 결과에 따라 감사원은 부당집행자와 소속 기관장 등에게 징계 4건, 주의요구 29건, 통보 2건, 통보(인사자료) 1건 등 36건의 조치를 시행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청와대 등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 의혹 논란이 불거지자 기재부가 10월 업무추진비의 적정성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이뤄졌다. 당초 기재부는 52개 중앙행정기관에 대해 감사를 청구했으나 한정된 감사인력 등을 고려해 11개 기관에 대해 우선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대상 기관은 국회·언론 등에서 논란이 제기된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기재부 등 4개 기관과 공익감사청구의 점검 대상 집행 건수가 많은 과기부, 법무부, 행안부, 문체부,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등 6개 기관, 감사원이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