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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서 공개…병원 유사사업 경험 없다는 의혹 사실로”

등록 2019-03-13 14:47:22 | 수정 2019-03-13 16:58:22

시민단체, “제주 녹지병원 허가 즉각 철회하고 공공병원 전환해야”

변혜진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제주영리병원 사업계획서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업계획서 일부를 분석해 발표했다. (뉴스한국)
국내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계획서를 근거로 한 만큼 제주도는 즉각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영리병원 철회-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는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00쪽 분량 사업계획서를 분석해 입장을 밝혔다. 제주참여환경연대의 정보공개 청구에 제주도정보공개심의위원회가 올해 1월 28일 ‘공개’를 결정하고, 이달 11일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한편 제주참여환경연대에 전달했다. 다만 법인 정보를 포함한 사업시행자 증빙자료와 녹지그룹과 다른 의료기관 간 업무협약 등 별첨자료가 공개 대상에서 빠졌다.

범국본은 “사업계획서에는 영리병원 개설 허가 필수 요건에 해당하는 사업시행자의 병원 운영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특례 등에 관한 조례(이하 보건의료조례)는 영리병원이라 하더라도 사업시행자가 병원 운영을 한 경험을 증명하라고 명시했다. 변혜진 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은 “사업계획서 74쪽을 보면 녹지그룹 주요 사업으로 부동산‧에너지‧금융‧호텔 및 상업운영‧건축산업건설”이라며, “필수 요건이 들어가지 않은 사업계획서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승인했다는 시민사회계의 지적이 맞았다”고 말했다.

녹지국제병원이 사업계획서 77쪽에서 '중국 북경연합리거의료투자유한공사(BCC)와 일본 IDEA(이데아)가 △운영지원 △중국·일본 환자 유치 △환자 사후 관리 및 경과 관찰을 한다'고 밝힌 대목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조례 15조가 규정한 의료기관 개설 허가 심사 원칙에 반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조항은 ‘내국인 또는 국내법인이 우회투자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국내법인 또는 국내 의료기관이 관여하게 되어 국내 영리법인 허용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를 심사해야 한다.

범국본은 “중국 BCC는 홍성범 전 BK성형외과 원장이 대표 의료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전하고 있으며 홍 씨가 원장으로 있는 서울리거는 BCC 네트워크 중 하나의 영리병원이다. 일본 이데아 네트워크 세 개 병원 중 하나인 도쿄 미용성형외과 의료 고문으로 2015년 홍 씨가 등록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국인과 국내 의료기관들이 얽히고설킨 중국 BCC와 일본 이데아 영리병원 네트워크와 업무협약서를 감추기 위해 사업계획서 공개를 거부해 왔고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도 이 업무협약서 내용을 삭제한 상태로 절반만 공개했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보건의료조례 15조를 위반했다고 질타했다.

그간 시민단체는 내국인과 국내 의료기관들이 규제가 부실한 중국 등지에 영리병원을 세우고 이를 다시 우회적으로 국내로 들여오는 방법으로 제주 및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영리병원 설립에 이용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사업계획서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녹지그룹은 지난달 14일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개설 허가 조건이 부당하다며 제주도를 상대로 이를 삭제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범국본은 “녹지그룹이 자신의 사업계획서 내용을 전부 부정하고 있어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한 문제가 사업계획서 공개로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녹지그룹은 병원 사업 경험이 없고 사실상 국내의료기관이 우회투자하고 있다”며, “이제 청문 내용을 공개하고 영리병원 철회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범국본 공동대표는 “원 지사는 규정대로 녹지국제병원 허가를 취소하고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야 제반 생길 수 있는 이런저런 갈등을 고르디우스 매듭 풀 듯 풀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범국본은 영리병원 허가 철회를 위한 각계각층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