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국제

로마가톨릭 조지 펠 추기경, ‘사악하고 역겨운 행위’ 징역 6년

등록 2019-03-14 01:28:17 | 수정 2019-03-14 01:33:57

호주 법원, 아동 성학대 혐의 유죄 선고…“충격적인 오만함” 공개 재판서 꾸지람

자료사진, 조지 펠 추기경이 2017년 6월 바티칸에서 성명을 읽으려 마이크로 다가가는 모습. (AP=뉴시스)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 법원이 13일(현지시각) 아동 성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지 펠(78) 추기경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펠 추기경은 호주 멜버른 대주교와 시드니 대주교를 역임하고 2014년부터 지난달까지 로마가톨릭교회 교황국인 바티칸의 연간 예산을 다루는 재무원장을 맡았다. 재무원장은 프란치스코 교황‧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에 이어 로마가톨릭 서열 3위에 이르는 고위직이다. 이로써 그는 아동 성폭력 혐의로 실형을 받은 최고위급 성직자에 이름을 올렸다.

펠 추기경은 1990년대 성가대 소년 2명에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멜버른 대주교 자리에 있던 1996년 12월 성 패트릭 성당에서 일요일에 미사를 한 후 13살이었던 피해자들에게 끔찍한 일을 저질렀고, 이듬해 2월에는 피해자들 중 한 명에게 재차 성폭력을 가했다.

이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 건 이들 중 한 명의 피해자가 2015년 펠 추기경을 경찰에 신고하면서다. 이 피해자는 직접 재판에 출석해 피해를 증언하기도 했다. 다른 피해자는 마약 중독으로 2014년에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사망한 피해자는 펠 추기경에게 피해를 당한 후 성가대는 물론 다니던 학교를 그만뒀고 마약 중독에 시달렸다고 전해진다.

법원은 이날 선고 과정을 생중계했다. 이날 공판을 심리한 피터 키드 판사는 자신의 생각임을 전제하고 “당신의 행위에는 충격적일 정도의 오만함이 있다. 피해자들의 고통에 냉담하고 무관심하다”고 질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펠 추기경은 재판에 앞서 경찰 조사를 받으며 ‘그런 사악하고 역겨운 행위를 나 같은 성직자가 했겠느냐’며 의혹을 모두 부인했지만 법정에서 그가 ‘사악하고 역겨운 행위’를 했음이 낱낱이 드러났다. 펠 추기경 변호인단은 범행 당시 펠 추기경의 심리 상태가 불안정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배척했다. 키드 판사는 펠 추기경에 징역형을 선고하는 한편 평생 성범죄자로 등록하라고 밝혔다. 펠 추기경은 앞으로 3년 8개월 동안 가석방을 신청할 수도 없다.

키드 판사는 펠 추기경이 80세에 가까운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밝히면서도, 그가 살아서 출소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말2월 11일 배심원단은 검찰이 펠 추기경에게 적용한 아동 성폭행‧아동 성학대‧은폐 등 5건의혐의를 심리한 후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평결 결과가 공개 금지된 상태였지만 키드 판사가 지난달 26일자로 공개 금지 명령을 해제하면서 전 세계 언론이 이를 대서특필했다. 법원은 배심원이 펠 추기경의 아동 성학대 혐의 등을 유죄평결한 후 그를 법정 구속했다. 지난해 12월 보석 허가를 한 바 있지만 이날 보석 허가를 취소했다.

펠 추기경은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6월 항소심이 열린다고 알려졌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