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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반민특위로 국민 분열” 발언에 “정신 분열 의심” 날선 반박 나와

등록 2019-03-14 16:14:59 | 수정 2019-03-14 17:29:09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 “독사의 혀로 국민 현혹·분열” 강도 높은 비판

14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첫줄 왼쪽에서 두 번째)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며 걸어가는 모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수석대변인으로 표현한 외신보도를 인용해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섰다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틀 만에 다시 구설에 올랐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가 국민을 분열시켰다는 발언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전수조사를 지적하던 중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국가보훈처가 과거와의 전쟁을 확대하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나 원내대표는 “(보훈처가) 기존 독립유공 서훈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해 사회주의 활동 경력자 298명을 재심사하고 서훈 대상자를 가려내겠다고 한다. 물론 가짜 유공자 물론 가려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본인들 마음에 안 드는 역사적 인물에 친일이라는 올가미를 씌우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결국 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서 앞으로 이 정부의 역사공정이 시작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 해방 후에 반민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 또 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해주실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반민특위는 일제강점기 35년 동안 반민족 행위를 한 친일파를 처벌할 목적으로 제헌국회에 설치한 특별 기구다. 1948년 8월 헌법 제101조를 근거로 반민족행위처벌법기초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그해 9월 반민족행위처벌법을 의결했다. 국권피탈에 적극 협력한 자를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하고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을 살상·박해한 자를 최고 무기징역 최하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했다. 이 법을 토대로 그해 10월 반민특위를 구성해 이듬해 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반민특위는 국민의 지지를 받았지만 이승만 정부의 방해 활동 등으로 끝내 좌초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과거 친일을 미화하고자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았던 반민족친일세력의 주장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친일 잔재를 청산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라는 국민의 염원마저 '국론 분열' 운운하며 이념적 잣대로 편 가르기에 나선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정녕 ‘친일 반민족 세력의 대변인’임을 자임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나 원내대표는 역사왜곡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과 역사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반민특위 친일 청산을 국민 분열 행위로 폄훼한 나경원 원내대표의 정신 분열이 의심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5.18 망언으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 징계는 눈 가리고 아웅하더니 반민특위 친일청산 활동에 대해서 국민들을 분열시켰다고 평가하는 한국당의 정체성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홍 대변인은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정당, 매국정당, 5.18 광주시민들을 짓밟은 전두환의 후예, 국민학살 군사독재 옹호정당임을 인정하는 것인가”라며, “나 원내대표가 독사의 혀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분열시키는 행위를 지금 즉시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일반민족행위에 앞장선 이들에 맞서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도 “나 원내대표의 역사인식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반민특위 때문이 아니라 반민특위가 좌초됐기 때문에 국민이 분열됐던 것이다.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반민특위가 좌초된 바람에 친일 청산은 제대로 시도조차 하지 못했고, 다카키 마사오는 박정희라는 이름으로 돌아와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그 후예인 자유한국당에게 반민특위라는 이름이 얼마나 공포스럽고 증오스러울지는 충분히 짐작이 간다”고 응수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는 친일파의 잔재라는 발언을 한 이후부터 자유한국당은 친일의 ‘ㅊ’자만 나와도 과민반응하면서 사시나무 떨듯이 떨고 있는 것이 보인다. 왜 그런가. 도둑이 제 발 저려서 그러는가”라고 논평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반민특위가 불편한가”라며, “그렇다면 나경원 대표가 대변하려는 국민은 친일 기득권 세력이냐”고 반박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오늘(14일)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비하·격하·공격·부정 발언은 대한민국 제헌헌법 규정과 그 정신을 폄훼하는 것이며 목숨 바친 애국지사·독립투사와 그 유족 분들을 모욕한 것"이라며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