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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원 국립국악원장 “올해는 더 가까이 즐겁게 깊이 있게”

등록 2019-03-28 17:54:38 | 수정 2019-03-28 18:01:24

자료사진, 임재원 국립국악원장. (뉴시스)
남북관계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가운데 국립국악원이 한민족예술자료관 건립을 추진하는 등 북한과 교류 노력을 이어간다.

임재원(62) 국립국악원장은 28일 “국립국악원에서는 1990년대부터 북한 음악을 연구해 온 연구물들이 나오고 있고, 작년에도 나왔지만 남과 북의 직접 소통이 없다 보니 (일부 사업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어요. 앞으로도 우리 연구실에서 작업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국악원은 일찌감치 북한 음악을 연구해왔다. 2014년 제1회 북한음악 연주회를 열었고, 북한 월간 ‘조선예술’에 게재된 악기 개량 관련 연재기사를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국악의 전통을 이어 받아왔고, 북한은 전통 악기의 저변을 넓혀왔다. 1950년대 후반부터 전통악기 개량 사업을 시작했다. ‘민족악기’라는 이름으로 해금(소해금·중해금·대해금), 피리(대피리), 대금(고음저대·중음저대·저음저대), 가야금(21현 가야금), 태평소(장새납) 등 전통악기를 개량해 실제 연주에 활용하고 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옥류금, 어은금 등 새로운 형태의 악기를 만들어 사용 중이다. 이들 악기는 서양악기와 함께 연주할 수 있도록 개량된 것이 특징이다.

김희선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은 “일회적이거나 시류를 타기보다 북한의 자료를 꾸준히 계속 수집하고 학술적으로 검토를 해나가겠다는 점”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한민족 자료를 연구하고 수집해나가고 있어요”라면서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와 한민족예술자료관 건립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 민족음악과 민족가극에 대한 학술대회, 북한 자료 개방 등도 계획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이 당장 성과를 위한 전시형 이벤트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힘쓰는 것은 임 원장 덕이 크다.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국악과 석사, 한국외국어대 한국학 박사를 받은 그는 대금 연주자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49년 동안 국악계에 몸담았는데, 특히 국립국악원을 통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곳 연주단원을 거쳐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상임지휘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등을 지냈다. 지난해 33년 만에 고향과도 같은 국립국악원으로 돌아왔다.

이날은 원장 취임 1년이 되는 날인데 “돌잔치”라며 웃었다. “작년에 부임 당시 국악의 품격은 높이고 문턱은 낮추겠다고 했는데 올해는 ‘더 가까이 즐겁게 깊이 있게’를 슬로건으로 잡았어요. 8월에 국립국악 박물관이 재개관하는데 전시를 통해 국악을 널리 소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립국악원 전경. (국립국악원 제공=뉴시스)
국립국악원은 최근 소속된 예술단체의 4곳의 예술감독 임명을 모두 마쳤다. 이영 정악단 예술감독, 김영길 민속악단 예술감독, 박숙자 무용단 예술감독, 계성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이다. 임 원장은 “네 개의 예술단이 과거와 달리 예술을 활용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능력이 좋아졌어요”라고 평했다.

이에 힘입어 네 개의 예술단은 올해 라인업을 야심차게 꾸렸다. 정악단은 정악을 둘러싼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악곡에 얽힌 역사적 배경과 음악적 해석을 담은 ‘정악, 깊이 듣기 2’(9월 5~6일)를 선보인다.

올해로 창단 40주년을 맞은 민속악단은 함께 걸어온 명인들의 연주와 기록 영상 등을 토대로 구성한 ‘혹 되지 아니하다’(4월 25~27일)를 공연한다. 시대를 풍미한 여러 국악 분야 명인들의 발자취를 민속악단 연주자들이 되살리는 ‘갈까부다’(10월 17~18일)도 계획했다.

정악단과 민속악단이 전통의 깊이를 더하는데 주력한다면, 무용단과 창작악단은 창작과 실험, 국내외 단체와 협업으로 국악의 외연을 넓힌다.

무용단은 처용설화와 처용무의 탄생, 궁중무용의 전승 과정을 담은 이야기에 IT 기술과 영상 등을 접목시킨 창작무용극 ‘처용’(10월 10~11일)을 선보인다.

박숙자 무용단 예술감독은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형과 무형의 기술이 왔다 갔다 하는 시대인데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무대가 1990년대와 똑같으면 지금 관객과 공감대를 이룰 수 없어요”라면서 “새로운 기법을 이용해서 시대에 맞게 가치를 발 맞춰 가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창작악단은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항일 시(詩)를 노래와 국악관현악으로 풀어낸 ‘그날’(4월 11~12일)을 선보인다.

대만국악단과의 합동공연 ‘음악으로 만나다’(5월 24~25일)를 비롯해 ‘이면과 공감’(9월 27~28일) 등 해외 작곡가 3인의 실험적 작품도 공연한다.

‘꼭두’. (국립국악원 제공=뉴시스)
임 원장은 지난해 국립국악원 대표 작품으로 영화감독 김태용, 음악감독 방준석이 함께 한 음악극 ‘꼭두’를 비롯해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세종조회례연’, ‘까막눈의 왕’ 등을 꼽았다.

“대작이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라고 지난 1년을 돌아봤다. “토요명품공연은 30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외국분들이 40, 50명씩 꾸준히 오세요. 한국을 알리는데 큰 구실을 했죠. 30년이 아니라 100년, 200년 이어질 공연입니다”라고 봤다.

특히 지난 2년간 큰 인기를 누린 ‘꼭두’는 뉴욕 링컨센터를 포함해 총 6회의 국내외 투어에 나선다.

올해도 신규 대작을 선보인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붉은 선비와 영산각시’(11월 19~23일)다. 함경도 지역에서 전승되는 전통 신화를 소재로 한 국악극이다. 자연의 소중함과 세상 만물의 조화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뮤지컬 ‘풍월주’의 이종석 연출과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에 참여한 강보람 작가가 함께한다.

박정경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은 뮤지컬 연출가와 협업하는 것에 관해 “국악과 뮤지컬은 이질적이지 않고 여러 가지 기법에서 닮은 점이 있어요”라면서 “관객층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국립국악원은 안숙선 명창과 함께하는 작은창극 시리즈 ‘다섯바탕전’(6월 27~29일), 과거 제사와 음악으로 국가의 안녕과 복을 기원했던 전통을 되살려 ‘종묘제례악’(12월 31일~2020년 1월 5일)을 제야와 신년 음악회로 선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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