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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만나 트럼프에 공 넘긴 김정은, “조선반도 평화는 美 따라 좌우”

등록 2019-04-26 07:23:54 | 수정 2019-04-26 12:40:24

하노이 회담의 ‘비선의’ 지적하며 모든 상황 대비하겠다고 강조
푸틴에게 방북 초청하자 푸틴 흔쾌히 수락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4월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확대 정상 회담 후 열린 연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줄 선물을 설명하는 모습. (AP=뉴시스)
25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꽉 막힌 비핵화 협상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돌렸다. 26일 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5일 오후 2시 10분(이하 현지시각‧한국시각 오후 1시 10분)을 조금 넘겨 푸틴 대통령과 통역 외 배석자 없이 2시간가량 단독회담을 했고 이어 수행원들과 함께 확대 회담을 했다. 단독‧확대회담은 오후 5시를 넘겨 끝났다. 리용호 외무상‧최선희 외무성 1부상과 유리 트루트녜프 부총리 겸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등이 각각 북러 수행원으로 확대회담에 참여했다.

김 위원장은 확대회담에서 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미국이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최근 조선반도의 지역 정세가 교착에 빠지고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는 위험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며, 모든 상황에 다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은 “회담에서 쌍방은 서로의 이해와 유대를 더 밀접히 해나가며 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을 위한 전략적인 협동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최고령도자 동지께서는 푸틴 대통령이 편리한 시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황국을 방문할 것을 초청하시었으며 초청은 흔쾌히 수락되었다”고 전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힘을 빼고 러시아의 역할을 부각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김 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양국은 북한의 체제 보장과 비핵화에 의견을 같이 했다”며, “미국과 한국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본다. 북한에게 다자 안보 협력 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만일 한국과 미국이 북한 체제 보장을 충분히 보장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부족한다면 6자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라는 판을 깨지는 않으면서 북한 문제에 러시아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함으로써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북한은 국제적인 보증이 없이 버티기가 불가능하다고 확신한다”며, “(북미) 양국 간의 어떤 합의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