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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1년 동안 성추행 상담 2배 늘어…연내 군성폭력상담소 설립”

등록 2019-05-16 12:19:52 | 수정 2019-05-16 15:50:55

16일 기자회견 열고 2018 군인권센터 연례보고서 발표

군인권센터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에 있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임태훈 소장과 김형남 기획정책팀 팀장·방혜린 상담지원팀 팀장 직무대리가 분야를 나누어 설명했다. (뉴스한국)
2009년 설립한 인권운동단체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에 있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 군인권센터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군인권센터가 지난 한 해 접수한 상담은 1238건으로 2017년에 비해 19% 상승한 수치다.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인 피해 유형은 ‘사망(2.4배)’‧‘성추행(2.3배)’‧‘사생활침해 및 통제(1.5배)’다. 군인권센터는 연내에 군성폭력상담소를 부설한다.

군인권센터가 지원한 사건이 전년 대비 상승한 건 장병 전반의 인권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스마트폰 시범 사용 확대 덕분이라는 게 센터의 분석이다. 상담 접근성이 확연히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상담 접수 비중은 군인권센터가 운영하는 군고충상담전화(아미콜)가 가장 큰데 645건으로 52.1%를 차지한다. 이어 홈페이지 상담실(543건‧43.9%), 이메일(47‧3.8%)‧방문(3‧0.2%) 순이다.

피해자 소속 군별 분석을 보면 공군이 2017년 56건에서 지난해 119건으로 2.3배 늘고, 해병대가 14건에서 29건으로, 의무소방 역시 3건에서 6건으로 각각 2배 늘었다. 이를 두고 임 소장은 “상담 수가 늘어난 건 병영 인권 실태가 이전보다 악화했다는 의미보다는 상대적으로 장병들의 인권감수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그간 제기하지 않았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피해자 중 병사 집단에서는 일병(23%)이 가장 많았지만 간부와 마찰 등으로 상병(19%)‧병장(17%) 비율도 높았다. 피해자 중 간부 집단에서는 하사‧중사‧위관급 장교인 초급 간부의 피해 호소가 다수를 이룬다. 전체 부사관 피해자 중 중사‧하사가 42%에 이르고, 전체 장교 피해자 중에는 소위‧중위‧대위에 해당하는 위관 장교가 89%를 차지했다.

가해자 중 간부 집단을 계층별로 보면 부사관이 38%‧장교가 58.7%‧장성이 3.3% 분포를 보인다. 장성의 경우 휘하 장병들에게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를 하거나 사적인 행사에 동원하는 등의 갑질 상담이 다수를 차지한다.

가해자 중에서는 장교 계층이 가장 수가 많았고 그 중에서도 중령(23.9%)‧대위(17%)가 가장 많고 부사관 중에는 상사(33%)가 많았다. 이는 지휘관인 대대장‧지휘자인 중대장 또는 행정보급관이 부당 지시를 내리거나 휘하의 인권침해 신고를 받고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건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군인권센터는 분석했다.

계급 가운데 대위 등이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통계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임 소장은 “모든 대위가 지휘관을 거쳐야 진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본인이 지휘관일 때 인권침해 지시를 받고 동조해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이를 거부해서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또한 중대장이 아닌 참모 보직일 경우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군인권센터는 가해자‧피해자 상담 통계 종합 결과 병사와 병사 간 인권침해보다는 간부와 병사 간, 고급 간부와 초급 간부 간 인권침해가 많았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이런 통계 결과는 ‘병사 간 인권침해가 많다’는 군의 주장과는 반대”라고 말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피해 유형은 사망(자살‧의문사)으로 2017년 17건이었던 게 지난해 41건으로 늘어 2.4배 증가했다. 성추행은 16건에서 38건으로 2.3배 늘었다. 사생활침해와 통제는 95건에서 145건으로 1.5배 많아졌다. 다만 임 소장은 “사망의 경우 군 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발족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련 상담이 전년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생활침해‧통제의 경우 피해자 다수는 임관 5년 이내의 초급 간부로 나타났다. 이는 근무 여건이 열악하기도 하지만 과거에는 문제로 인식하지 못한 조기 출근‧야근 강요‧퇴근 후 위치 보고 등을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임 소장은 “성추행 등 성범죄 상담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2배 이상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우려한다”며, “올해는 군성폭력상담소 개소를 예정하고 있어 성폭력 등 상담이 계속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성폭력상담소의 설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전수안‧김지형 전 대법관이 맡았고 운영위원은 변영주 감독‧이경환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김인숙 법률사무소 민들레 변호사‧故 윤 일병 어머니 안미자 씨다.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에 필요한 기금 1억 원을 모금하는 ‘벽돌쌓기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서지현 검사를 비롯해 상관의 지속적인 성추행으로 사망한 오 모 대위가 근무했던 15사단의 고인 동료들과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기금 모금에 참여했다. 현재까지 약 2500만 원 가량이 모였으며, 서울시 마포구청이 상담소 설립 인가를 한 상태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