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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불편해야 지구가 산다…영국,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등록 2019-05-24 11:40:00 | 수정 2019-05-24 12:26:06

빨대‧막대기‧면봉 등 퇴출…의료적으로 필요하거나 장애가 있을 경우 사용 가능

자료사진, 미국의 한 카페에 비치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AP=뉴시스)
코스타리카 연안에 살던 거북이의 코에서 길쭉한 플라스틱 빨대를 끄집어내는 영상이 환경 문제로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린 지 4년이다. 사람이 한 순간 편리하고 싶어 사용하는 각종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실태가 속속 알려지면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최근 영국은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겠다며 내년 4월부터 플라스틱 빨대와 막대기 등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영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고브 영국 환경부 장관이 22일(이하 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플라스틱 빨대와 음료를 젓는 막대기, 면봉을 내년 4월부터 사용 금지하고, 2021년부터는 플라스틱 접시‧칼‧숟가락‧포크 등 일회용 플라스틱 식사 도구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의료적으로 사용해야 하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음식점과 술집에서 일반 손님이라도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요청하면 사업주가 이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자동으로 제공하지는 못하게 했다. 또한 매장 보이는 곳에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비치하지 않도록 금지했다.

고브 장관은 “단 몇 분 동안 사용한 이 물건을 분해하는 데는 수백 년이 걸린다. 결국 바다로 돌아와 해양 생물에게 해를 끼친다”고 지적하며, “플라스틱 공해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을 보호하려면 긴급하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세계 곳곳에서 해양 동물이 사람이 쓰고 버린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로 목숨을 잃고 있다. 지난달 이탈리아 사리디니아 해변에 죽은 채 휩쓸린 임신한 향유고래 배에는 무려 22kg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있었다.

영국 환경부에 따르면, 영국에서 연간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은 빨대가 47억 개, 막대는 3억 1600만 개, 면봉은 19억 개에 이른다. 이번 조치를 시행한 후에는 연간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4400만 개로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영국 환경부의 설명이다. 주목할 점은 영국 정부가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이번 정책을 시행한다는 점이다. 사전 정책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금지 정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이사회는 2021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안건을 법제화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2030년까지 재활용‧분해할 수 없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퇴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