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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의경 성인지교육서 상식 이하 충격적 발언 쏟아내”

등록 2019-05-24 16:18:55 | 수정 2019-05-24 17:15:44

“성차별 의식 조장…관련자 처벌하고 재발 방지 대책 세워야”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추진단장이 23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김 단장은 올해 4월11일 서울지방경찰청 2기동단 부단장 김 모 경정이 의경을 대상으로 성인지교육을 하며 성차별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고 김 경정의 엄중 징계와 경찰청 성평등위원회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뉴시스)
의무경찰을 대상으로 한 경찰 간부의 성인지교육 과정에서 성차별 발언이 나왔다며 군인권센터가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군인권센터 군성폭력상담소 설립추진위원회(단장 김숙경)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 성평등위원회와 성평등정책담당관은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문제가 발생한 서울지방경찰청 2기동단 부단장 징계를 요구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서울지방경찰청 예하 2기동단 의무경찰 대원들을 대상으로 한 성인지교육에서 강사로 나선 김 모 경정은 남녀 관계를 성욕에 기반을 둔 관계로 개념화해 충격적인 발언을 반복했다. 김 경정은 소속 의경들을 대상으로 순회 교육을 하고 있었고 당시 교육에는 수십 명의 의경이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김 경정의 목소리가 담긴 4분 분량의 녹취 파일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김 경정은 “젊었을 때 저돌적으로 들이대면 몇 번 재미를 볼 수는 있다”거나 “성욕이라는 건 평생 해소가 안 되는 욕구인데 여자한테 들이대는 걸로만 내 성욕을 해결할 수 있냐 이거지. 남자는 (여자가) 젊고 건강하고 몸매 좋고 하면 대부분 성욕을 느껴”라고 말했다. 또 “(여성은) 뛰어난 유전자에 매력을 느낀다”며 “(남성들은) 여자들이 성적 매력을 느끼는 존재가 되고,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군인권센터는 “남성의 성욕은 불가침이고 억제할 수 없다는 잘못된 관념이 성폭력을 정당화해 온 역사를 잘 알고 있다. 이런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할 성인지 교육에서 김 경정은 오히려 왜곡된 인식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는 성폭력 방지를 위한 범사회적 노력을 일순간 무너뜨리고 성폭력 방지에 노력해야 하는 경찰로서의 책무마저 방기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성인지교육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성별이 미치는 영향과 역학관계를 조명하고 이해하도록 도와야 하는데 성욕‧정자‧호르몬‧유전자 등 1차원적이고 생물학적인 측면에서의 검증하지 않은 개인적인 생각들로 구성해 성인지 교육 자체의 목적에 위배한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김 경정의 ‘씨 뿌리는’ 발언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경정은 “남자는 씨를 뿌리는 입장이다 보니까 성적 매력을 느끼는 범위가 다양하지만 여자는 정자를 받아서 몸에서 10개월 동안 임신을 했다가 애가 태어나면 주로 육아를 책임지게 돼 있다”며, “여성호르몬 자체가 더 모성애를 갖게 설계되기 때문에 인류 역사상 계속 그렇게 지내왔기 때문에 여성호르몬에 그런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여성이 모성애가 강하고 육아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존재라는 성차별적이고 전근대적인 발언”이라며, “모성은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며 육아는 남녀 모두에게 해당한다. 정부도 이러한 인식 속에서 남성의 육아휴직을 권장하는 상황인데 경찰 간부가 이러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뿐”이라고 지적했다.

군인권센터는 “성평등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경찰 조직에서 0점짜리 성인지감수성을 가진 무자격자가 단지 지휘요원이란 이유만으로 아무런 점검 없이 성인지교육의 강사를 맡고 있는 상황이 충격적”이라며, “이는 경찰 조직이 성인지교육을 비롯한 성평등 문제를 어떤 생각으로 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교육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생물학적 내용을 언급했던 것이지 성차별적 의식을 조장하려 한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는 김 경정의 주장을 전하며, 교육 내용과 교육을 받은 의경의 진술 및 군인권센터 입장을 종합 검토해 상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경부대 지휘요원에게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