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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소천…각계 애도 물결 “영부인 이전에 1세대 여성운동가”

등록 2019-06-11 07:24:53 | 수정 2019-06-11 14:55:43

“동교동 사저는 기념관으로 노벨평화상 상금은 기념사업 기금으로” 유언
文 대통령,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산 한 명의 위인을 보내드린다”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희호여사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조문했다. (뉴시스)
여성운동가이자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영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오후 만 97세의 일기로 소천했다. 김 전 대통령과 자신에게 사랑을 베푼 국민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권은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추모의 뜻을 밝혔다.

장례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은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유언을 공개했다. 그는 “여사님께서는 10일 저녁 11시 37분 소천했다. 1921년 9월 21일생으로 만 97세가 됐다”며 “두 가지 유언을 하셨다”고 밝혔다. 아래는 김 상임이사의 말이다.

“첫째는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자신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하늘나라에 가서 우리 국민을 위해,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두 번째로 동교동 사저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가칭)'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노벨평화상 상금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말씀하셨다. 이 유언을 받들어 변호사 입회하에 세 아들의 동의를 받아 유언장을 작성했다. 유언 집행에 대한 책임은 김성재 김대중평화센터 상임이사에 맡기셨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기념사업과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위한 김대중평화센터 사업을 잘 이어가도록 당부하셨다“

고인의 장례는 유족 및 관련 단체들과 의논해 김대중평화센터 주관 ‘여성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으로 하기로 했다. 김 상임이사는 “여사께서는 대학시절부터 여성지도자 양성과 여성권익신장을 위한 결심을 하시고 YWCA 총무를 역임하시는 등 평생 헌신했다. 김 대통령과 결혼 후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통일을 위한 동지와 동반자로서 함께 고난도 당하고 헌신하셨다”며, “영부인으로서 양성평등법 제정, 여성부 신설 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여성재단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북유럽 순방 중 고인의 소천 소식을 접한 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며, “우리는 오늘 여성을 위해 평생을 살아오신 한 명의 위인을 보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의 삶은 그 자체로 대한민국 현대사였다. 김 전 대통령의 동반자이자 가장 가까운 비판자로서 독재세력과 싸우는 민주화 투쟁의 동지로서 매섭고 엄혹한 격정의 세월을 함께 헤쳐 왔다”며, “여성운동가이자 사회운동가, 평화운동가였던 이 여사는 새 시대의 희망을 밝히는 거인”이라고 추모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유가족 및 친지 분들에게 삼가 깊은 애도를 표하며 국민과 함께 슬픔을 나눈다”며 “고인께서 민주주의, 여성 그리고 장애인 인권운동을 위해 평생 헌신했던 열정과 숭고한 뜻을 기리며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6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민주의 열망을 온 하늘에 퍼뜨리던 그날을 어이 맞추신 듯, 6월 민주항쟁 32주기 뜻 깊은 날에 소천하셨다”며 “깊은 애도와 함께 고인의 편안한 영면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이라는 거목을 ‘키우고 꽃피워낸’ 건 역사였지만 국제적 구명운동과 석방운동 등 김 전 대통령을 ‘지켜낸’ 건 여사의 존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꿈길에서 아스라이 손을 놓았을 김대중 전 대통령님을 만나 사무친 그리움을 풀고, 헤어짐 없는 영원한 곳에서 한결 같이 아름답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우리 모두는 여사님이 걸었던 여성, 민주주의, 인권, 사랑의 길을 따라 전진하겠다”며, “이희호라는 이름은 항상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 역시 “정의를 추구하는 시민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지혜를 전하며 민주주의의 등대역할을 해왔다. 그런 위대한 어른을 우리는 떠나보낸다”며 “여성운동가이자 민주주의자인 이희호 여사의 삶을 되짚어보며 유지를 받들고 계승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