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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런던에서 장구치다 “유연한 우리음악 덕분”

등록 2019-06-12 17:36:41 | 수정 2019-06-12 17:40:46

장구 연주자 김지혜. (뉴시스)
“우리 음악, 우리 악기를 특별하게 여기고 놀라워하더라고요. 사운드에 호기심을 가지는 분들도 많고요. 공연이 있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찾아오는 외국 팬들도 많아요.”

장구의 유연함이 해외 음악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활약 중인 장구 연주자 김지혜(32)가 증명하는 현상이다. 그녀는 “장구만이 가지는 독특함에 대해 생각하려고 한다”면서 “그 부분이 다른 예술을 만났을 때 쉽게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으로 열기가 뜨거웠던 이달 초 이른 아침 런던에서 만난 김지혜는 따듯한 차를 조금씩 마시며 말했다. K팝이 세계 팝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영국의 중심부에 들어오는 사이, 다른 종류의 한국 음악도 현지에서 싹을 틔우고 있었다.

초등학교 사물놀이 동아리에 들었다가 우리음악에 빠져든 김지혜는 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밟았다. 사물놀이의 대명사 격인 김덕수와 함께 연주하고, 전통 음악을 즉흥 연주방식인 시나위를 통해 풀어내는 ‘앙상블 시나위’ 멤버로 활동하면서 전도유망한 연주자로서 경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장구 연주자 김지혜. (뉴시스)
하지만 호기심이 많은 김지혜의 시선은 해외로 향했다. 다양한 경험을 위해 영국 소아스 런던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이곳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며 ‘한국 전통 타악기 음악에 대한 국제화’라는 논문을 썼다. 틈나는 대로 아시아, 아프리카 소수 음악 등도 공부했다.

“영국이 문화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다양하게 열려 있거든요. ‘퍼포먼스 아트’, 즉 악기만 연주하는 것이 아닌 총제적인 종합 예술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좀 더 배우고 싶었어요.”

이런 고민은 아시안 뮤직 앙상블 ‘어번 사운드’ 결성으로 이어졌다. 소아스 런던대의 사물놀이 동아리 멤버가 소개해준 중국 타악기 연주자 베베 왕, 타이완계 피아니스 벨 첸과 결성한 팀이다. 즉흥 연주의 합이 잘 맞는 것을 깨닫고, 망설임 없이 팀으로 뭉쳤다.

베베 왕이 솔리스트 활동에 비중을 싣게 되면서 팀은 재편됐다. 자신과 벨 첸 그리고 한국인 최초로 라틴 그래미상을 받은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시타 최, 피리 연주자 김시율로 팀을 다시 꾸렸다. 아직 팀 이름은 없다. 조만간 이름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친다.

장구 연주자 김지혜. (뉴시스)
시타 최와는 듀오 ‘사위(SaaWee)’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한다. 팀 이름은 춤사위에서 따와 춤곡 위주의 연주를 선보인다. 시타 최는 뉴욕 기반의 뮤지션으로,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소셜 미디어 등으로 틈틈이 소통하며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 앨범을 발매하고 8월 뉴욕에서 기념 공연을 열 계획이다.

김지혜의 다양성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비주얼 퍼포먼스 아티스트 제이디 샤와 지난달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제이디 샤가 다재다능해요. 비디오 영상 작업도 하고, 의상도 직접 만들죠. 영국에는 스토리텔링이라는 장르가 있어요. 본인이 이야기를 만들어 읽고, 그걸로 공연 전체를 구성하죠. 스토리텔러로서 이야기를 하면서 연주를 하고, 둘이 작업하면 퍼포먼스가 항상 열려 있습니다.”

김지혜의 도전과 호기심이 우리음악 세계화의 다양성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그녀도 처음에는 두려움도 있었다. “영어도 잘 못하고,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까요”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두려운 마음을 한 번씩 극복할 때마다 좋은 인연이 생겼다.

해외로 진출하고 싶어 하는 전통음악계 후배들에게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할 수 있는 이유다. “작업하고 싶은 분이 있으면 e-메일을 보내거나 우선 만나요. 그러면 인연이 생깁니다. 우리 음악은 유연해서,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요. 하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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