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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농어촌 지역 특성 맞는 노인 인권증진 대책 필요”

등록 2019-06-14 13:54:07 | 수정 2019-06-14 16:38:53

보건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관련 제도 개선 권고
경로당 지원 확대, 공동생활홈 기준 마련, 평생교육 제공 등

자료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입구. (뉴시스)
일부 농어촌이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의 특성을 고려한 노인 인권증진 대책이 필요하다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판단했다.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의 인권증진을 위한 관련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14일 밝혔다.

인권위는 “우리나라는 이미 2017년 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노인 인구에 해당하는 고령사회로 진입했고, 일부 농어촌 지역은 그 비율이 20%를 넘어 이른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며 “그러나 농어촌 지역 노인들의 경우 경제·문화적 삶을 충분히 누리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농어촌 지역은 도시지역에 비해 행정구역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으며, 각종 생활기반시설이나 복지시설은 도시 지역에 집중돼 있다. 이로 인한 농어촌 지역의 공동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권위가 2017년 실시한 ‘농어촌 노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복지서비스나 사회기반시설 부족에서 비롯되는 여러 불편함은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에 비해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이 더 크게 체감했다.

이에 인권위는 복지부 장관에게 “농어촌 지역 노인 돌봄을 위해 경로당 복지기능 확대에 대한 제도적 지원 근거를 관련 법령 등에 마련하고, 노인여가복지시설의 지역별 편차를 줄여 복지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농어촌 노인에게 인지도가 가장 높고, 그 이용률이 도시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인 경로당이 복지서비스 접근성과 이해도가 낮은 농어촌 지역 노인들에 대해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안시설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정부도 지난해 11월 20일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을 통해 건강예방·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경로당을 대폭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농어촌 지역은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재정적 편차가 커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는 농어촌 지역 노인들의 혹한기·혹서기 건강 보호와 소외로 인한 우울증 예방을 위해 함께 모여 식사, 취침 등 주거생활을 하는 공동생활홈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생활홈의 주거·시설기준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일부 사례에서 개인 사생활 침해를 호소하거나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인권위는 농축산부 장관에게 “공동생활홈의 설치·운영 기준을 마련하고 실효적 운영을 위한 지원 근거를 관련 법령에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농어촌 노인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 농어촌 지역 노인의 무학비율은 25.3%에 달했고 인터넷 이용률은 8.7%로 도시 거주 노인(19.6%)에 훨씬 못 미쳤다. 인권에 대한 교육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일부 노인들은 자신들의 인권이 침해되거나 다른 노인이 인권을 침해당하는 일을 목격했을 때 이를 숨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농어촌 지역 노인에게 인권교육을 포함한 평생교육의 기회를 농어촌 지역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해야 하며, 이를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그밖에도 농어촌 지역에 남아 있는 가부장적인 문화와 배우자·부모에 대한 돌봄 및 가사 전담 문제, 농·어업의 높은 노동의존도 등으로 발생하는 여성 노인의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수립 시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한 농어촌 여성 노인의 인권증진 대책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