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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정규직 전환하라” 청와대 앞 100명 집단 삭발

등록 2019-06-17 13:09:34 | 수정 2019-06-19 11:34:54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 이행하라” 촉구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 100명이 집단 삭발식을 했다. (뉴스한국)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 간부 100명이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집단 삭발하며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전국에서 급식실 조리사‧조리실무사‧교무행정사‧돌봄전담사‧전문상담사 등으로 일하는 학교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지만 남성 노동자들도 삭발식에 참여했다.

이들의 정규직화의 구체적 요구 내용은 ‘차별 해소’와 ‘교육공무직 법제화’다.

학비노조는 “현재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70%인 학교비정규직 임금을 80% 수준으로 올려 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공약한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 80%의 공정임금제 공약과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50%(약 35만 명) 가까이를 차지하는 학교비정규직은 작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가장 큰 규모의 피해 직군”이라며, “단체교섭으로 어렵게 만든 복리후생비가 산입범위에 들어가면서 일부 직원은 작년보다 임금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학비노조는 “국가적 차원에서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학교비정규직 즉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요구한다”며, “전국적으로 통일된 정원 배치 기준과 인건비 예산 기준을 마련하고 전체 교직원의 41%를 차지하는 학교비정규직을 당당한 교육의 주체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교육공무직법은 2016년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당시 국회의원 신분으로 대표 발의했지만 교사와 교사지망생들이 반대하자 법안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17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여성노동자 100명이 집단 삭발식을 했다. 삭발식을 마친 후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이동했다. (뉴스한국)
학비노조는 “이번 삭발식에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다양한 직종의 학교비정규직이 참석하고 정년을 앞둔 노동자들이 여럿 참여한다”며, “40~50대 여성노동자들이 삭발까지 하는 건 본인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아왔지만 아이들에게는 비정규직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결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금자 학비노조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님, 언제까지 이 땅에서 우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야 합니까”라며, “20~30년을 비정규직 노동자로 학교에서 살아왔다. 이름도 없는 유령이다”고 한탄했다.

박 위원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환호했고 대한민국에서 학교 비정규직도 살맛나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기다렸는데 벌써 집권 3년차”라며, “언제 정규직 전환할지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 땅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없어지도록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 약속 지키라고 우리가 할 수 있는 투쟁의 결의로 삭발을 한다. 삭발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20분께 시작한 100명의 삭발식은 15분 만에 끝이 났다. “삭발식을 시작하라”는 사회자의 말과 함께 노조원들이 각각 손에 이발기를 들었는데 그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곳곳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머리를 깎는 노조원도 머리를 밀리는 간부들도 눈물을 흘렸다. 삭발식을 마친 후에는 ‘비정규직 철폐’라고 쓴 머리띠를 둘렀고,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약을 이행하라”로 외치며 청와대 앞 분수대로 이동해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내달 3일 전국 총파업을 열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한다고 예고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