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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번복한 한국당…국회 시계제로

등록 2019-06-24 23:30:19 | 수정 2019-06-25 08:33:33

나경원,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원천무효화 겸허히 받들기로”

2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실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발표했다.
국회 원내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면서 파행 사태를 80일 만에야 마무리 했지만 불과 두 시간 만에 사태가 더욱 최악으로 치달았다. 한국당이 합의문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를 번복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잰걸음으로 추진하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은 7월까지 처리하는 게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하고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안과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369회 국회 개최를 합의하며, 합의 당일인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시정연설을 포함한 세부 일정에 뜻을 모았다.

합의안문에 따르면, 이달 28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선출하고 같은 날 예결위가 추경안을 심사하기로 했다.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8일부터 10일까지 대정부 질문을 한 후 11일과 17일에 본회의를 열어 추경과 법안 등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신속처리안건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고, 이번 국회에서 추경을 처리하되 재해 추경을 우선 심사하기로 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세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들고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 의원총회에서 합의안을 추인하는 절차만 남긴 상황이었는데 한국당 의총에서 일이 틀어졌다. 그간 여야 정당들이 선거법‧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데 불만을 품고 장외투쟁을 벌였던 한국당에서 합의문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입장문에서 “당 소속 국회의원 일동은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의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선거법,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법안을 원천무효화 시키라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결국 국회를 찾은 이 총리는 한국당 의원들 자리가 텅텅 빈 상태에서 시정연설을 했고 한국당이 합의안을 추인하지 않은 한 추경안 내달 처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