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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 “국내 최초 지구위협소행성 발견”

등록 2019-06-25 12:16:37 | 수정 2019-06-25 13:38:37

외계행성탐색시스템으로 관측…2063년‧2069년 지구 충돌 가능성

2018 PP29의 발견 영상.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구위협소행성을 발견했다. 지구위협소행성은 2063년과 2069년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두 번 충돌할 확률을 더하면 28억분의 1이다.

천문연은 미래 탐사임무에 적합한 천체에 해당하는 근지구소행성과 지구위협소행성을 각각 발견했고 국제천문연맹소행선센터가 올해 3월 21일과 이달 5일 여기에 각각 임시번호 ‘2018 PM28’‧’2018 PP29’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근지구소행성은 궤도 운동 중 태양까지의 최소거리가 약 1억 9500만 km보다 작아 지구 공전궤도 근처에 분포하는 천체를 말하며, 지구위협소행성은 근지구소행성 중 지름이 140m보다 크고 지구와 최소 궤도 교차거리가 약 750만 km보다 가까운 천체를 말한다.

문홍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해 8월 칠레‧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관측소에서 운영하는 지름 1.6m급 외계행성탐색시스템 망원경 3기로 두 소행성을 검출했다. 이어 PM28과 PP29를 각각 44일과 10일 동안 궤도 운동을 추적해 정밀궤도를 얻는 데 성공했다. 지구위협소행성 PP29는 발견 당시의 밝기와 거리 그리고 소행성의 평균반사율을 고려하면 크기 160m급으로 추정한다. 지름 140m급 천체와 충돌할 경우 반경 수 백km 지역에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PP29 궤도와 지구 궤도가 만나는 최단거리 즉 최소궤도교차거리는 지구-달거리의 약 11배인 약 426만km이다. 이는 지구위협소행성의 조건 가운데 하나인 ‘최소궤도교차거리가 0.05AU보다 가깝다’는 내용을 충족한다. 지구와 태양 거리를 1AU(천문단위)라고 한다. 1AU는 1억 5000만 km다.

PP29는 궤도장반경이 길고, 궤도 모양이 원에서 크게 벗어나 긴 타원 형태를 띤다. 공전주기가 5.7년으로 매우 길며, 이렇게 긴 궤도장반경과 공전주기를 가진 천체는 전체 근지구소행성의 1%도 되지 않는다는 게 천문연의 설명이다.

PM28 크기는 직경 20~40m 사이로 추정한다. 궤도는 지구위협소행성의 조건에 부합하지만 충돌이 일어났을 때 반경 수 백km 지역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크기인 지름 140m보다 작아 지구위협소행성으로 분류하지는 않았다.

PM28은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공전하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인다. 근지구소행성 대부분은 궤도가 긴 타원모양이고 궤도평면이 지구 공전궤도면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PM28은 알려진 근지구소행성 가운데 원궤도에 가깝기로는 상위 1%, 지구 공전궤도면과 가까운 상위 10%에 든다. 또한 궤도장반경은 1.026AU로 지구 궤도장반경인 1AU에 가까운 상위 2%에 든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소행성을 현재까지 총 9개 발견했다. 그 중 PM28보다 오랜 기간 관측한 경우는 3개다.

연구팀은 향후 100년 동안 PM28이 지구를 충돌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PP29의 경우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센트리 체계가 ‘PP29가 2063년과 2069년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 2회의 충돌 확률을 더하면 28억분의 1로,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미래 충돌위협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거나 소행성 탐사 임무 대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밀궤도‧자전특성‧구성 물질과 같은 다양한 성질을 추가적으로 밝혀야 한다.

한편 천문연은 2015년 말부터 외계행성 탐색 외에 초신성‧은하‧소행성 등 다양한 연구목적으로 외계행성탐색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계행성탐색체계는 칠레‧남아공‧호주에 설치‧운영하는 24시간 ‘별이 지지 않는’ 남반구 천문대 네트워크로 보름달 16개가 들어가는 넓은 하늘을 한 번에 촬영하는 카메라를 탑재했다. 외계행성 탐색은 물론 소행성 탐사 관측하도록 최적화했다.

연구팀은 외계행성탐색체계를 활용해 2016년부터 남천 황도대 집중탐사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태양계 행성들이 지나다니는 공전궤도면 부근인 황도대를 집중 관측하고 있다. 황도대는 소행성들이 많이 발견되는 길목이기도 해서 과학연구를 수행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천체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번 발견은 지난해 8월 특이 태양계 소행성 검출을 위한 시험 관측 도중에 이룬 쾌거다. 외계행성탐색체계 망원경은 미국 나사가 주도하는 소행성 탐사관측사업에 사용하는 다른 망원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연구팀은 이번에 정립된 방법론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후속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천문연은 자연우주물체 등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우주물체감시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부는 2015년 1월 천문연을 우주환경감시기관으로 지정했다.

두 소행성을 발견한 정안영민 박사는 “한국 최초의 지구위협소행성 발견은 외계행성탐색체계의 광시야 망원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의 미래 소행성 탐사를 위한 기반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