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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소개 안했다더니…윤석열, 거짓말 논란 확산

등록 2019-07-09 11:42:15 | 수정 2019-07-09 14:34:43

김진태 한국당 의원, 뉴스타파 녹취파일 증빙자료로 제시
나경원, "거짓말로 국민 속여…검찰총장 후보직 사퇴하라" 촉구
오신환, "현직 검사가 형사 피의자에게 변호사 소개하는 건 범죄"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윤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를 듣는 모습. (뉴시스)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2012년에 발생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으로 발목이 잡혔다.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윤우진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은 물론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진술을 했지만 야당이 꺼낸 녹취파일은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윤 전 세무서장은 육류 수입업자 등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도피했고, 이후 경찰에 붙잡혀 국내로 들어왔지만 22개월 만에 검찰이 혐의 없음 처분한 사건이다. 윤 세무서장은 윤대진 검찰국장의 형으로 윤 후보자와 윤 검찰국장은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가 시작한 후부터 윤우진 사건을 언급하며 윤 후보자의 개입 여부를 추궁했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이남석 변호사에게 윤 전 세무서장에게 연락하라고 전한 적 있느냐"고 물었지만 윤 후보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의혹을 묻는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윤 후보자가 반박하는 그림은 수차례 반복했다.

김도읍 의원도 "이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있나 없나"라고 물었지만 윤 후보자는 "없다"고 답했다. 이은재 의원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언급하며 윤 후보자가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취지로 질문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그 기사가 정확하지 않다고 본다"며, "객관적인 정황으로 보면 저보다 이 변호사를 동생인 윤대진 과장이 훨씬 잘 알고 바로 그 과에서 근무하다가 나간 변호사이기 때문에 제가 소개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한 인사청문회는 차수를 변경하며 이튿날 오전 2시 가까이 되어서야 끝났다. 자유한국당의 무딘 창 덕분에 무난하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듯했던 윤 후보자가 청문회 막판 예상하지 못한 녹취파일이 등장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상황이 바뀐 건 8일 오후 11시 40분께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질문하면서부터다.

김 의원은 "윤우진 사건에 이 변호사를 정말 소개해준 적이 없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자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2012년 12월 뉴스타파 기자가 윤 후보자와 나누며 녹음한 내용을 증빙자료로 제시했다. 이 녹음에서 윤 후보자는 '윤우진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해줬냐'는 질문에 "소개를 시켜줬다"고 밝혔다. 아래는 녹취파일 중 일부다.

"일단 이 사람(윤우진)에게 변호사가 필요하겠다.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이 양반하고 사건 갖고 상담을 하면 안 되겠다 싶어가지고 내가 중수부 연구관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이 보고 일단 니가 대진이한테는 얘기하지 말고 대진이 한참 일하니까 형 문제 가지고 괜히 머리 쓰면 안되니까 니가 그러면 윤우진 서장 한 번 만나봐라 만나서 자초지종을, 얘기나 한 번 들어보고 변호사로서 니가 볼 때는 어떻게 해야되는지 좀 해봐라 그렇게 부탁을 하고 니가 만약 선임을 할 수 있으면 선임을 해서 도와드리던가, 이남석이 보고 하라고 했다.

이제 이 양반(윤우진)이 이남석이가 그냥 전화하면 안 받을 거 아니에요. 다른 데 걸려 온 전화는 안 받을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내가 이남석이한테 문자를 넣어주라고 그랬다고. 윤석열 부장이 얘기한 이남석입니다. 이렇게 문자를 넣어서 하면 너한테 전화가 올거다. 그러면 만나서 한 번 얘기를 들어봐라. 그런데 아마 만나긴 만난 모양이야. 만났는데 자기가 이제 수사받는 상황이 되니까 윤우진 서장도 이제 동생한테 얘기 안 할 수 없잖아요. 얘기하니까 윤대진 과장이 아마 그런 모양이야. 이남석이는 여기 중수부에 있다가 나간 지 얼마 안되고 변호사 시작한 지도 얼마 안 된다. 그러니까 이남석한테 맡기지 말고 자기가 변호사를 고르겠다 이래가지고 아마 박○○ 변호사라고 21기 부장하다가 나간 사람 있어요. 그 양반을 선임을 한 모양이더라고.

일단은 임시로 이남석이를 이제 보낸 거에요. (이남석이) 자기가 도와주겠다. 자기가 윤대진 과장님 형님 같으면 자기가 도와드리겠다. 이러고 나가가지고, 근데 윤대진이는 변호인은 적절치 않다 이래 가지고 박○○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걸로 알고 있어요."

녹취파일을 들은 후 윤 후보자는 "여러 기자가 전화를 했는데 '소개했다'는 문자가 있다고 해서 저렇게 말을 하기는 한 모양"이라며, "윤리적 법적으로 문제가 된 것은 선임시켜주는 것인데 저는 변호사는 선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윤 후보자는 결국 "7년 전 일에 대해서 설명하다보니 오해를 하셨다면 제가 그 부분에 관해선 설명을 잘 못 드린 것 같다"며 자세를 낮췄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온종일 국민들을 우롱한 거짓말 잔치였다. 청문보고서 채택은커녕 청문회를 모욕하고 거짓말로 국민을 속인데 대해서 후보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즉각 검찰총장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연 원내대책회의에서 "특별한 이슈 없이 무난히 마무리될 것 같았던 청문회가 막판에 윤 후보자가 하루 종일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란이 일었다"며 "다른 문제는 차치한다고 해도 인사청문회장에서 하루 종일 거짓말을 한 사실은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현직 검사가 형사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소개하는 행위는 변호사법 37조를 위반한 범죄행위"라며, "윤우진 사건에 윤 후보자가 실제 외압을 행사했다는 주장에 무게를 싣는 정황증거가 될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표는 윤 후보가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버티면 버틸수록 논란은 더 증폭하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