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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혐의 김성준 전 앵커 흔적 지우는 데 집중하는 SBS"

등록 2019-07-10 17:29:15 | 수정 2019-07-10 23:05:56

언론·시민·여성단체, "조직적 책임 다하라" 연대 성명 발표

김성준 전 SBS 앵커. (SBS=뉴시스)
경찰이 지하철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 김성준 전 SBS 앵커를 입건한 가운데 SBS의 대응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9일 더불어사는희망연대노동조합·한국여성민우회 등 8개 단체는 "SBS는 본인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하고 출연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등 빠르게 김 전 앵커의 흔적을 지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꼬리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김 전 앵커는 1991년 SBS에 입사해 보도국 기자를 거쳐 211년부터 2014년까지, 2016년 말부터 2017년 5월까지 'SBS 8시 뉴스' 앵커로 활약했다. 2017년 8월부터는 보도본부 논설위원으로 일했다.

영향력을 지닌 언론인이 문제를 일으키자 회사가 곧바로 선긋기에 나서 퇴사를 공식화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들은 "회사의 명예를 실추하고 언론보도의 신뢰를 깎아내린 책임을 묻고 응당한 징계를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 전 앵커 논란이 확산하자 SBS는 8일 오후 '8뉴스'를 마치며 '구성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짧게 다룬 게 전부다. 이를 가리켜 이들 단체들은 "그동안 성폭력사건 해결을 고민해왔던 SBS의 모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SBS는 2017년 성희롱·성폭력 징계 내규를 만들고, 2017년 12월부터 이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처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직장 내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양성평등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해당 내규를 제정하고 구조를 정비했다.

이들은 "우리는 미투운동의 흐름 속에서 수많은 가해자들이 손쉽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참회하며 살겠다'던 무의미한 사과문 뒤에 숨어 있던 조직과 공동체의 침묵을 봐왔다"며, "SBS는 김성준의 사직서 수리로만 끝낼 것이 아니다. 그간 성희롱·성폭력을 용인하거나 침묵해왔던 SBS는 조직문화를 점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 전 앵커는 이달 3일 오후 11시 50분을 넘긴 시각 서울 지하철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그의 휴대전화에는 불법 촬영물이 담겨있었다. 그는 경찰이 자신을 입건하자 SBS에 사직서를 냈고 SBS는 8일 이를 수리했다.

그는 SBS가 사직서를 수리한 날 취재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 먼저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와 가족 분들께 엎드려 사죄드린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줬지만 이번 일로 실망에 빠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미 전 직장이 된 SBS에 누를 끼치게 된 데 대해서도 조직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