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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진상조사위, 경찰관 가정폭력 대응역량 강화 권고

등록 2019-07-11 14:46:05 | 수정 2019-07-11 17:01:47

“가정폭력사건에서 경찰 책무는 피해자 안전·인권 보호”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11일 가정폭력 대응체계를 정비하고 가정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경찰청에 권고했다. (뉴시스)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경찰의 초동조치 미흡 등으로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제도와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11일 가정폭력 진정사건에 대한 결정문을 발표하며, 가정폭력 대응체계를 정비하고 가정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경찰청에 권고했다.

이번 결정문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진정이 제기된 4건의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위의 결론이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들은 경찰의 초동조치 미흡, 신원 노출 등으로 피해를 입었고, 그 중 2명은 각각 협의이혼 중인 남편과 전 남편에 의해 살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위는 해당 사건들이 경찰권 행사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한 사건에 해당하므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하나 활동 기한 등의 사유로 조사를 하지 못하고, 제도 및 정책 개선을 위한 권고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상조사위는 7월 말 활동 기간 종료를 앞두고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가정폭력범죄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으로 인한 112 신고 건수는 2015년 22만 7630건에서 2016년 26만 4567건, 2017년 27만 9082건으로 늘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2017년 한 해 동안 언론에 보도된 살인사건을 분석한 ‘2017 분노의 게이지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남편(전 남편 포함)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85명, 주변인에 의해 살해된 경우까지 포함하면 90명에 이른다. 이는 같은 해 피해자가 사망한 살인범죄 282건의 31.9%에 육박하는 수치로, 살인범죄 3건 중 1건이 가정폭력에 의한 살인사건이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는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가정폭력으로 112에 신고된 24만 8660건 중 입건 처리된 건수는 4만 1720건에 불과했다. 또한 가정폭력처벌법에서는 피해자보호조치를 실시하기 위해 ‘경찰 신청-검사 청구-법원 결정-경찰 집행’ 과정을 거치도록 규정해 제도상 보호조치가 필요한 시점에 적절하게 취해지기 어렵다.

이에 진상조사위는 “가정폭력사건에 관한 업무가 경찰의 핵심 직무임을 경찰관들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찰은 경찰청 예규인 범죄수사규칙을 개정해 가정폭력사건에서 경찰의 책무는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 보호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찰의 모든 대응과정이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언어장벽으로 인한 보호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통역 인력 양성 및 관리 체계 수립 등을 통한 보호 강화 방안을 마련하라”며 “가정폭력에 대한 초기 대응체계를 정비하고 출동 경찰관 등이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와 사건처리 업무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