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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방송작가협회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신중하게 표현해야”

등록 2019-09-05 15:19:17 | 수정 2019-09-05 15:55:10

자살 방법·도구 구체적 묘사하지 않기…청소년 자살 장면 더욱 주의

정부가 방송작가 등과 함께 드라마 등에 자살 방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거나 자살을 미화하는 장면을 넣지 않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한국방송작가협회,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는 ‘영상콘텐츠 자살 장면 가이드라인’을 5일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영상콘텐츠의 자살 장면에 영향을 받아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을 막기 위해 마련했다. 외국의 경우 아일랜드, 미국 코네티컷 주, 캐나다 매니토바 주 등이 영상콘텐츠에서 자살 장면을 신중하게 표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대한 논의는 지난해 12월 한국방송작가협회가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에 포함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올해 4~8월 작가, 언론계, 학계, 법조계 등 전문가 11명이 참여해 개발했으며, 특히 방송작가 4명이 위원으로 함께해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

가이드라인은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 등을 제작할 때 자살 장면을 신중하게 묘사할 것을 권고하는 4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자살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자살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제시하거나 미화하지 않도록 했다. 동반자살이나 살해 후 자살과 같은 장면은 지양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자살 장면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청소년의 자살 장면은 더욱 주의하도록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가 자살 장면을 방영한 이후 청소년 자살률이 증가했다는 지적이 나와 넷플릭스 측이 해당 장면을 삭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중앙자살예방센터의 대학생 서포터즈가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국내에서 방영된 드라마 중 자살 장면이 포함된 드라마 50편을 점검한 결과, 자살 장면은 118회 표현돼 드라마 1편당 평균 2.4회의 자살 장면이 방영됐다.

해당 장면들을 가이드라인에 따라 분석한 결과 95.8%(113회)가 자살 방법과 도구를 구체적으로 묘사했으며, 83.9%(99회)가 자살을 문제 해결 수단으로 표현해 가이드라인을 위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살해 후 자살·동반자살을 묘사한 장면과 청소년 자살 장면은 각각 9.3%(11회)로 집계됐다.

장영진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언론의 보도 문화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온 것처럼, 일선에서 영상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는 분들도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하상훈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 운영지원단장은 “민관이 협력해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가이드라인이 널리 확산돼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