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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오염 피해’ 김포 거물대리 주민들, 구제급여 받는다

등록 2019-09-11 15:59:24 | 수정 2019-09-11 17:00:38

환경오염피해구제심의위, 주민 8명에 구제급여 지급 결정
환경오염과 비특이성질환 간 인과관계 추정 첫 사례

자료사진,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뉴시스)
중금속 오염으로 건강피해를 입은 김포시 거물대리 주민들에게 정부가 환경오염피해 구제급여를 지급한다.

환경부는 10일 오후 서울 용산역 회의실에서 17차 환경오염피해구제심의회를 개최하고, 환경오염피해 구제급여 선지급 시범사업에 구제를 신청한 김포시 거물대리 주민 8명에게 구제급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심의회는 역학조사 결과 등을 검토해 ▲천식·폐렴 등 호흡기 질환과 고혈압 ▲협심증 등 심·뇌혈관 질환 ▲당뇨병과 골다공증 등 내분비 대사질환 ▲접촉피부염 등 피부질환 ▲결막염 등 눈·귀 질환 등을 이 지역 환경오염피해 질환으로 인정했다.

다만 식이 영향이 큰 대장암과 소화기 질환, 근골격계 질환, 비뇨생식기 질환 등은 이 지역의 환경오염과 직접적 상관관계가 적다고 보고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심의회는 주거지 반경 500m 내 주물공장 등 오염물질 배출원 입지 여부, 주거지 토양오염도, 피해자의 혈중 중금속 농도, 거주기간에 따른 오염물질 노출기간, 발병 시기, 건강상태 등을 검토한 후 최종적으로 의료비 총 931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김포시 거물대리 지역은 공장입지 규제 완화로 주거와 공장이 혼재돼 2013년부터 주민 건강피해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주민들은 2017년 시범사업을 통해 구제를 신청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오염피해조사단은 2017~2018년 환경오염 정밀조사와 2013~2016년 선행 역학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 지역의 중금속 오염과 주민 건강피해를 확인했다.

전문의료인과 환경 전문가로 구성된 환경오염피해조사 전문위원회는 피해자 질환과 환경유해인자와의 관계를 10차례에 걸쳐 검토했다. 그 결과 천식 등의 질병이 다른 지역에 비해 초과 발생했고, 그 질병이 지역의 배출원으로부터 발생한 환경유해인자와 관련이 깊다고 판단했다. 환경유해인자가 피해자 체내 또는 주거지 주변에서 확인되면 환경오염과 신체피해 간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인과관계를 추정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비특이성질환 보유 피해자들도 환경오염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비특이성질환은 호흡기·순환기·내분비 질환 등 발생원인 및 기전이 복잡·다양하고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금까지 환경부가 구제급여를 지급한 사례는 카드뮴중독증, 진폐증 등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특이성 질환에 국한돼 있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염물질과 질환과의 인과관계가 의학·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지 않더라도 오염원과 피해자 거주지 간의 거리, 거주기간 등을 고려해 경험칙과 사회적 통념에 따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인과관계를 추정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환경오염피해 구제급여 선지급 시범사업은 환경오염피해 입증과 손해배상이 어려운 피해자들을 신속하고 실효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사업이다. 피해자들에게 구제급여를 먼저 지급한 후 원인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한다. 이번 결정으로 시범사업 구제 대상자는 지난해 지급을 결정한 구 장항제련소 주변지역 주민 76명, 대구 안심연료단지 5명 등을 포함해 총 89명으로 늘었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누려야 할 권리”라며 “환경오염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피해구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