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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 “주변 평가, 달라진 것 같다”

등록 2019-09-20 17:41:40 | 수정 2019-09-20 17:44:54

지난 8월 13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초 1사 1루 상황 두산 1루주자 박세혁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뉴시스)
“제가 해야 할 야구를 찾았죠.”

두산 베어스 박세혁(29)이 자신있게 ‘자신의 야구’를 말했다. 스스로를 둘러싸고 있던 의심의 시선을 걷어낸 ‘힘’이다.

프로 8년 차의 박세혁은 올해 처음으로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다. 지난해까지 팀의 안방을 책임졌던 양의지(32·NC 다이노스)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리그 최고로 평가받는 포수의 공백을 메울 생각에 어깨도 무거웠다. 박세혁은 “사람들이 기대도 했지만, 우려의 시선이 너무 컸다.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가 있던 팀이지 않나. 의지 형이 나간 뒤 솔직히 부담이 됐다. ‘어떤 식으로 해야 되나’ 고민했는데 나도, 다른 사람들도 답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를 향한 걱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백업 시절부터 인정받은 포수로서의 능력은 물론 방망이까지 터지며 두산 안방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는 19일까지 타율 0.277, 4홈런 61타점 7도루를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0.300으로 올라간다. 특히 포수임에도 3루타를 9개나 쳐 이 부문 2위에 오르는 등 베이스 러닝에서도 확실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그야말로 ‘박세혁 스타일’이다.

박세혁은 “포수지만,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한다”며 “3루타를 많이 치고, 다른 포수들에 비해 많이 뛰고, 기습 번트도 댄다. 그렇게 하다 보니 ‘내가 해야 할 야구가 이런 것’이구나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비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두산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시즌 20승(3패)을 합작하기도 했다. 박세혁은 “야구 인생에 20승을 경험하지 못하는 선수도 많지 않나. 주전 첫 해에 20승을 하는 투수랑 같이 있었다는 게 린드블럼에게 너무 고맙다. 린드블럼이 공부도 많이 해서 배울 점도 많았다”며 “우리 팀 투수들에게 모두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바뀐 시선을 스스로 느낄 정도다. “주변의 평가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주전 포수인 게 당연하다’고도 해주신다”며 웃었다. “거기에 맞게 내가 야구를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팀의 주축다운 책임감을 내보였다.

지난 7월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두산이 키움에게 3대1 승리 후 두산 선발 린드블럼이 포수 박세혁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고비도 있었다. 지난 5월까지 타율 0.317를 자랑했던 그의 방망이는 6월 타율 0.174, 7월 타율 0.173로 차갑게 식었다. 주전으로 첫 풀타임을 치르면서 체력적인 고비를 맞닥뜨린 것이다.

“체력이 떨어졌는데, 첫 해이다 보니 내가 어떻게 컨트롤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 떠올렸다. 힘이 빠진 박세혁을 위해 김재환, 오재일 등 팀 선배들은 “방망이 안 맞는 거 신경쓰지 마라.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그의 아버지인 박철우 두산 퓨처스(2군) 감독도 밥을 사주며 “많이 먹으라”며 신경을 썼다.

마음을 다잡았다. “타율이 3할대가 되고, 야구가 잘되니까 안일함도 조금 있었다. 욕심이 너무 커졌다”고 털어놨다.

“처음에 경기에 나갈 땐 ‘수비에서 실수 만이라도 하지 말자. 팀에 도움이 되자’는 마음이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높은 데를 보면서 허황된 꿈을 꾸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힘들었던 기억이지만, 또 한 번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걸 계기로 내년은 어떻게 하면 될지를 생각하게 된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메모해 놓은 것들도 보며 ‘이렇게 하면 더 좋아지는구나’를 느끼게 됐다"며 웃음 지었다.

어느덧 시즌 막바지까지 왔다. “개막 전에는 시즌이 엄청 길다고 느꼈는데 많은 걸 겪고, 느끼고 나니 끝날 때가 됐다. 내가 100경기 넘게, 몇 백 이닝을 나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하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현재 128경기에 나섰고, 포수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997⅔이닝을 책임졌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900이닝을 넘게 소화했다는 게 제일 기분이 좋다. 이 정도를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었다는 것도 좋고, 감사하다”며 뿌듯해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막판까지 치열하게 순위 싸움이 진행되면서 남은 시즌은 더 중요해졌다. 주전 포수로 이끌 가을야구까지 남아 있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지만 눈빛은 더 날카롭게 빛난다.

박세혁은 “체력이 부족해도 어떻게든 만들어 내서 뛰어야 한다. 그게 프로이지 않나”라며 “남은 경기를 잘 마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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