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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조사 중 수갑·포승 해제 안 하면 신체의 자유 침해”

등록 2019-11-08 14:02:08 | 수정 2019-11-08 15:33:35

도주·위해 우려 없는데도 7차례 대질조사서 보호장비 과잉사용
지방검찰청장에 해당 검사 주의 조치·소속 직원 직무교육 권고

자료사진, 국가인권위원회. (뉴시스)
교정시설이 수용하는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도주하거나 타인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없는데도 수갑·포승 등의 보호장비를 해제하지 않은 것은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조사 중 수갑·포승을 해제하지 않은 A검사의 소속 지방검찰청장에게 A검사에 대해 주의 조치하고,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0~11월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A검사에게 7차례 고소인 대질조사를 받았다. B씨 가족은 A검사가 7회의 조사에서 B씨의 수갑, 포승 등 보호장비를 전혀 해제하지 않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검사는 “B씨가 여러 번의 고소·고발 건으로 감정이 좋지 않은 고소인과 함께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B씨에게 과거 상해 전력이 있는 점과 고소인이 B씨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이유로 피해자의 보호장비를 해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사실의 구조상 B씨와 고소인의 접근을 차단할 만한 시설이 전혀 없어 B씨가 고소인에게 위해를 가할 경우 제지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B씨의 상해 전력은 약 20여 년 전의 것으로 고소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아닌 점, B씨가 수형 중 폭행·상해 등으로 징벌을 받은 사실이 없는 점, 과거 구치소에서 진행된 고소인 대질 조사에서 B씨가 고소인을 때리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는 점 등이 확인됐다.

인권위는 “이런 상황에서 B씨가 고소인의 진술에 반박하며 언성이 다소 높아졌다거나 커피를 타려고 자리를 이석했다는 사실만으로 도주의 위험이나 위해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당시 검사실의 구조, 수사관·호송 교도관의 근무 위치 등을 고려하더라도 보호장비를 해제하지 않아야 할 특수한 환경적 요인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검사는 수일간, 장시간에 걸쳐 대질조사를 하는 동안 B씨에게 지속적으로 보호장비를 사용했고, 총 7회의 조사 중 5회의 조사에서 수갑과 포승을 동시에 사용하는 등 과도한 대응으로 B씨를 신체적·정신적으로 위축되게 했다”며 “이는 헌법 제12조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지난해 4월 구속 피의자 조사 시 검사가 장구의 해제를 요구할 책임이 있음을 명확하게 규정하라는 인권위 권고에 대해 수용의사를 밝혔다. 같은 해 11월에 구속 피의자 등 조사 시 보호장비 해제 및 사용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고, 12월부터 일부 검찰청에서 우선 시범실시 한 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