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문화

배우 윤지혜, 영화 ‘호흡’ 촬영 후 현장 고발 “가혹한 상처만 남아”

등록 2019-12-16 15:34:34 | 수정 2019-12-16 16:13:31

“한국영화아카데미와 작업 문제점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 글 썼다”

영화 '호흡'에 출연한 배우 윤지혜 씨. (영화 '호흡' 중 한 장면)
영화 ‘호흡(감독 권만기)’에 출연한 영화배우 윤지혜 씨가 촬영 당시 현장에서 부조리한 상황을 겪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영화 배급사가 조만간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고, 영화를 제작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도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국내 영화 산업을 지원한다며 만든 국가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 전문 인력을 양성할 목적으로 1984년 영화전문종합교육기관으로 KAFA를 설립했다. ‘호흡’은 KAFA가 선정한 권 감독의 졸업 작품이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윤 씨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자신의 계정에 “유감의 말씀을 전하게 됐다.저를 응원해주고 관심 갖는 분들께 이런 소식을 드리게 되어 저도 무척 괴롭고 죄송한 마음”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 놓으려 한다”며,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내 스스로가 왜 이런 바보같은 선택을 하게 되었는가는 끊임없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의 본질에 가까워지는 작업을 하고 싶어 이번 영화를 선택했다고 밝힌 윤 씨는 초심자에게 뭔가를 느끼고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으리라 큰 착각을 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했다”고 말하거나 “지하철에서 도둑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 후 정처없이 여기저기 도망다녔다”고 털어놨다.

그는 “행인 하나 통제하지 못해서 아니 안 해서 카메라 앞으로 지나고 엔지(NG)가 빤히 날 상황들은 제 눈에만 보였나 보다. 감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고문인데 촬영 도중 무전기가 울리고, 핸드폰이 울리고, 알람이 울리고. 돈이 없다며 스텝 지인들로 섭외된 단역들은 나름 연기한다고 잡음을 내며 열연하고, 클라이막스 씬을 힘들게 찍을 땐 대놓고 문소리를 크게 내며 편안하게 출입하고 그리고 또 어김없이 벨소리가 울리고. 엔지가 안나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지금 무슨 작업을 하는지 생각들은 하는지. 되는대로 찍어대던 그런 현장”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이런 작업조차 간절히 원하는 많은 배우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같이 한 배우분들께도 제가 이렇게 되어버려 죄송하다”면서도 “저는 이렇게나 황폐해져 버렸고 2년 몇 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기억이 괜찮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고 말했다.

윤 씨는 글을 마치며,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제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최동현 기자 cdh@newshankuk.com